|
삼성 라이온즈가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할 때만해도 삼성의 통합 5연패를 의심하는 이는 아무도 없었다. 두자릿수 승리를 거둔 5명의 선발에 홀드왕, 세이브왕이 포진한 불펜진. 팀타율 3할2리의 무시무시한 타선까지 갖춘 삼성은 어느 팀이 올라와도 이길 수 있는 전력을 갖췄고, 3주의 여유로운 휴식으로 완전한 몸으로 나올 것이기 때문이었다.
그래도 준PO 4경기, PO 5경기를 치른 두산이 한국시리즈 파트너로 정해지면서 삼성의 우승 가능성은 커보였다. 탈삼진왕 차우찬을 마무리로 세우고 선발 3명이 정규시즌처럼 던져주고 최강 타선이 터지면 지친 두산을 누를 수 있다고 내다봤다.
1차전 0-5로 뒤지다가 9대8로 역전승을 하자 삼성의 우승 DNA가 힘을 내는 듯 했다.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삼성은 갈수록 힘에 부치는 모습이었다.
한국시리즈 4연패를 하는 동안 여유로운 4선발 체제로 한국시리즈를 치렀던 삼성 류중일 감독은 급기야 3선발 체제로 나섰다. 1차전 선발이었던 피가로가 4차전, 2차전 선발이었던 장원삼이 5차전에 나서며 투혼을 불태웠지만 쉽지 않았다. 사흘 휴식 후 피칭은 역시 쉽지 않았고, 두산의 타선에 무너지고 말았다. 삼성은 4차전에 마무리 차우찬을 5회에 투입하는 승부수를 띄웠지만 타선이 터지지 않으며 1점차 석패를 하자 분위기가 완전히 꺾였고, 5차전서는 초반 장원삼이 무너지며 두산에게 우승 헹가래를 내주고 말았다.
역사에서도 세계를 제패한 제국이 내부 분열로 멸망하는 것을 봐왔다. 5년간 난공불락의 제국을 만들었던 삼성이 내부의 문제로 무너지고 말았다.
잠실=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
※보도자료 및 기사제보 news@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