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격 머신'이라는 두산 베어스 김현수의 별명은 수정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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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한국시리즈 3차전에서 김현수를 '부진했다'고 평가할 이는 아무도 없을 것이다. 워낙 팀에 강력한 기여를 한 명수비를 두 차례나 보여줬기 때문. 김현수가 아니었다면 해내기 어려웠던, 김현수만이 할 수 있는 명품 수비였다.
우선 나온 장면은 3-1로 앞선 6회초. 뒤지던 삼성은 1사 후 대타 배영섭이 볼넷을 골라나가며 기회를 살렸다. 이어 나바로가 삼진 아웃됐지만, 후속 타자인 4번 최형우가 두산 선발 장원준을 상대로 큼직한 좌전 2루타를 날렸다. 배영섭의 빠른 발을 고려하면 충분히 득점으로 연결될 것으로 보였다. 경기 중반 1점차로 스코어가 좁혀지면 두산의 압박감은 대단히 커질 수 있다.
김현수의 '슈퍼 수비'는 또 나왔다. 이번에는 8회말. 1-5로 뒤지던 삼성은 선두타자 구자욱의 우전안타로 기회를 만들었다. 후속 배영섭은 포수 뜬공으로 아웃. 하지만 1차전에서 극적인 역전 스리런 홈런을 때려낸 나바로가 있었다. 나바로는 장원준을 상대로 좌전 안타성 타구를 날렸다. 정타가 아니었는데 오히려 약간 빗맞은 덕분에 좌익수 앞쪽에 떨어지는 듯 했다.
그런데 김현수는 전력 질주에 이은 다이빙 캐치로 이 공을 잡아냈다. 이날 수비의 최고봉이자 김현수의 가치가 수비에서도 여전히 반짝인다는 것을 보여준 장면이다. 두산을 넘어 한국을 대표하는 좌익수라 할 만 하다. 프리미어12 대표팀의 주전 좌익수로 김현수가 손꼽히는 것도 충분히 납득할 수 있다. 김현수의 진짜 가치는 타격 뿐만이 아니라 수비도 단단하기 때문이다. 진정한 '국가대표(국대) 외야수'라고 할 수있다. 그의 수비는 두산의 매우 강력한 무기이자 프리미어12에서 한국의 장점이 될 듯 하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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