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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수빈 공백 메운 행운의 사나이 박건우?

김용 기자

기사입력 2015-10-27 21:38


두산과 삼성의 2015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2차전 경기가 27일 대구구장에서 열렸다. 7회초 무사 1, 2루 두산 박건우가 볼넷을 얻어 나가고 있다.
두산은 선발투수로 PS 2승을 기록한 니퍼트를 내세웠다. 삼성은 시즌성적 10승 9패 방어율 5.80의 장원삼을 선발로 내세웠다. 대구=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15.10.27/

'정수빈 걱정 덜어도 되겠네.'

두산 베어스 박건우의 생애 첫 가을야구, 시작이 너무 좋았다. 넥센 히어로즈와의 준플레이오프 1차전 연장 대타 결승타로 스타가 됐다. 김태형 감독은 그 기세를 잇길 바라며 준플레이오프에서 계속 기회를 줬지만, 이후 안타를 1개도 때려내지 못했다. 5차전까지 갔던 NC 다이노스와의 플레이오프에서는 고작 1경기를 뛰는 데 그쳤다. 한국시리즈에도 엔트리에는 들었지만 1차전 주전 라인업에 이름을 올리지는 못했다.

그런데 기회가 왔다. 1차전에서 주전 중견수 정수빈이 손가락 열상을 당해 2차전 뛸 수 없었다. 두산에는 엄청난 악재였다. 공-수-주 모든 부문에서 정수빈의 역할은 매우 중요했다. 여러 외야 자원들이 있지만 김 감독은 박건우를 다시 믿어보기로 했다. 상대 선발이 좌완 장원삼인 점이 선택의 포인트였다.

그런데 이게 웬일. 박건우가 기대 이상의 쏠쏠한 활약을 해줬다. 3회 두 번째 타석 아웃이 되기는 했지만, 좌익수 플라이가 아주 잘맞았다. 느낌이 좋았다. 그리고 승부처이던 5회 큰 역할을 해냈다. 김재호의 1타점 적시타로 0의 균형이 깨지고 이어진 2사 1, 2루 찬스. 박건우의 타구가 삼성 선발 장원삼의 왼 발을 때렸다. 장원삼이 맞지 않았더라도 충분히 중전안타가 될 수 있었던 타구. 이 행운의 안타에 두산은 만루 찬스를 잡았고 민병헌의 2타점 적시타로 승기를 가져왔다. 일부러 맞힌 것이 아니기에 큰 문제될 것이 없지만, 박건우의 타구에 잘 던지던 장원삼의 밸런스가 흐트러진 부분도 두산으로선 행운이었다.

쐐기점이 나온 7회에도 박건우에게 행운이 찾아왔다. 무사 1, 2루 상황서 박건우에게 희생번트 사인이 나왔는데 제대로 임무를 완수하지 못했다. 희생번트를 실패하면 분위기가 다운될 수 있는 상황. 하지만 박건우는 끝까지 투수 심창민을 물고 늘어지며 볼넷을 얻어내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리고 민병헌의 희생플라이가 나왔다.

이날 대구구장에는 바람이 많이 불어 외야 수비가 힘들었는데, 이날 삼성 타선에서 우익수 플라이가 단 1개도 나오지 않은 것도 엄청난 운이었다. 수비 때는 타구가 아닌 추위와의 싸움만 벌이면 됐다.


대구=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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