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S포인트-F(수비)] 우리 로메로가 달라졌어요

사생결단이다. 다음 경기를 볼 수 있는 여유도, 그럴 필요도 없다. 포스트 시즌 무대는 그렇다.

야구는 변수가 많다. 겉으로 보기엔 자그마한 나이스 플레이와 미스 플레이가 승패에 엄청난 영향을 미친다. 그래서 준비한 스포츠조선의 야심찬 포스트 시즌 기획. [PS포인트]다.

타격(B) 수비(F) 주루(R) 피칭(P)으로 세분화, 요점을 정리했다.

삼성과 두산의 2015 KBO 리그 한국시리즈 2차전이 27일 대구 시민구장에서 열렸다. 4회말 2사 두산 1루수 로메로가 삼성 박석민의 땅볼타구를 잡은 유격수 김재호의 원바운드 송구를 받아내고 있다.
대구=허상욱 기자 [e-mail]/2015.10.27/

[PS포인트-F(수비)]

두산은 올해 유독 외국인 선수 복이 없는 팀이다. 시즌 중반 투수와 타자를 한 명씩 바꿨지만, 포스트시즌에서 활약하는 건 니퍼트뿐이다. 강속구 투수로 주목 받은 스와잭은 엔트리에 없다. 로메로는 수비 불안, 타격 부진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두산과 삼성의 한국시리즈 2차전이 열린 27일 대구구장. 로메로가 1루수로 선발 출전했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상대 선발이 왼손 장원삼인데다 전날 1루수 오재일이 결정적인 실책을 저지르며 변화를 줬다. 8번 타자 1루수로 선발 출전한 로메로. 하지만 불안한 건 어쩔 수 없었다. 두산 투수들도 1루나 3루에 로메로가 있으면 조마조마 하다고들 한다.

하지만 걱정은 기우였다. 로메로가 깔끔한 수비를 잇따라 선보이며 선발 니퍼트를 도왔다.

0-0으로 맞선 4회말 삼성의 공격. 타석에는 나바로가 섰다. 볼카운트 1B1S. 나바로는 니퍼트의 커브를 잡아 당겨 3루수 앞으로 향하는 느린 땅볼 타구를 날렸다. 그런데 두산 3루수 허경민의 송구는 짧았다. 1루 베이스 부근에서 원바운드 됐다. 몸이 그다지 유연하지 않은 로메로가 단번에 잡기 힘든 송구. 그 공을 로메로가 낚아챘다. 바운드가 튈 위치를 정확히 예측했다.

로메로의 호수비는 또 한 번 나왔다. 2사 후 타석에는 박석민. 박석민도 니퍼트의 커브를 잡아 당겨 유격수와 3루수 사이로 굴러가는 느린 땅볼 타구를 만들어 냈다. 한데 백핸드로 공을 잡은 유격수 김재호의 송구는 다시 한 번 짧았다. 애초 2루 베이스 쪽에 치우쳐 수비를 했고 워낙 타구가 깊어 짧은 송구를 피할 수 없었다. 하지만 로메로가 이번에도 원바운드 된 공을 글러브 볼집으로 정확히 받아냈다. 3자 범퇴였다.

로메로는 이날 타석에서 별 다른 활약이 없었지만 글러브를 끼고는 믿음직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허경민도, 김재호도, 니퍼트도, 김태형 감독도 로메로에게 박수를 보냈다.

대구=함태수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