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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한국시리즈에서 마주한 삼성 라이온즈와 두산 베어스, 양팀 감독이 이구동성으로 강조하는 말이 있다. '선발 투수가 최대한 많은 이닝을 소화해 주는 것'이다. 불펜이 약한 두산은 물론, 불펜의 '핵심' 안지만과 마무리 투수 임창용이 빠진 삼성도 마찬가지다.
비상체제 가동이다. 차우찬이 상황에 따라 선발, 혹은 마무리로 대기한다. 정규시즌 필승조로 활약했던 심창민 의존도가 높아졌다. 류중일 감독이 차우찬을 이번 시리즈의 '키 플레이어'로 꼽은 이유다. 선발 투수가 '이닝이터' 역할을 해줘야 비상이 걸린 불펜에 숨통이 트인다.
두산도 비슷하다. 준플레이오프와 플레이오프 때는 마무리 이현승이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해줬다. 하지만 포스트 시즌이 깊어질수록 피로가 누적될 수밖에 없다. 신뢰할 수 있는 불펜 요원이 부족하다보니 이현승에 부담이 쏠린다.
이현승은 24일 NC 다이노스와의 준플레이오프 5차전에 선발 장원준에 이어 등판해 3이닝을 던졌다. 두산 벤치는 이현승 외에 다른 카드를 내세우기 어려웠다. 26일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이현승은 7회 2사후 등판해 1⅓이닝을 소화했다. 이번 포스트 시즌에 처음으로 1실점(비자책)을 기록하고 패전투수가 됐다. 운도 따르지 않았으나 지금같은 상황이라면 앞으로 과부하를 피할 수 없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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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또한 선발 알프레도 피가로가 4회를 버티지 못하고 6실점했다. 이후 등판한 박근홍이 2이닝 2실점을 기록했고, 믿었던 심창민은 2명의 타자를 상대해 2안타를 맞고 강판됐다. 백정현이 버텨주고 차우찬이 1⅔이닝 무안타 무실점 호투를 펼친 덕분에 역전승을 거둘 수 있었다.
양팀 모두 강력한 타선을 보유하고 있다. 언제든지 집중력을 발휘해 흐름을 바꿔놓을 수 있는 힘이 있다. 그만큼 경기 중반 이후 지키는 야구가 중요하다. 시리즈 내내 불펜 고민은 이어질 것 같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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