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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판단 착오' 손아섭 포스팅, 11월 못한다

김용 기자

기사입력 2015-10-26 08:16


2015 KBO리그 한화이글스와 롯데자이언츠의 경기가 8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열렸다. 롯데 손아섭
대전=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15.08.08/

롯데 자이언츠 손아섭의 메이저리그 도전을 위한 첫 관문인 포스팅. 그런데 이 포스팅 절차가 해를 넘겨야 시작될 수 있다?

롯데는 장고 끝에 25일 큰 결단을 내렸다. 나란히 미국 메이저리그 진출 도전을 선언한 팀 간판타자 손아섭과 황재균 중 손아섭에게 먼저 포스팅 기회를 주기로 한 것. 프로야구 규약상 한 팀에서 한 시즌 한 명의 선수만 해외 구단에 입단할 수 있고, 입찰 경쟁인 포스팅도 동시에 2명의 선수가 나설 수 없다는 유권해석에 롯데는 먼저 포스팅에 나갈 선수를 정해야 했다. 롯데는 성적, 수상 경력 등 객관적 지표를 분석해 손아섭이 더 나은 모습을 보여줬다고 판단을 했다. 단, 손아섭이 수용하기 힘든 포스팅 금액 성적을 받아오거나 메이저리그 팀과의 협상이 결렬되면 황재균에게도 포스팅 기회를 주겠다고 약속했다. 포스팅은 내달 1일부터 내년 3월 1일까지. 손아섭의 도전이 빠른 시간 안에 결론이 나면 황재균 역시 기회를 얻기에 충분한 시간이 될 수 있다. 그래서 롯데도 25일 발표를 하며 '한국시리즈 종료 후 곧바로 포스팅 절차를 밟은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시리즈는 7차전까지 가더라도 내달 3일 종료된다.

문제는 11월이 되자마자 손아섭의 포스팅이 진행될 수 있느냐는 점이다. 의욕만 앞선 롯데의 일처리가 세밀하지 못한 부분이 있다. 손아섭은 26일 프리미어12 대표팀에 합류한다. 대회는 내달 8일부터 21일까지 진행된다. 손아섭이 대표팀에 있다고 포스팅 신청을 할 수 없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만약 포스팅에서 괜찮은 금액이 나왔고 한 구단이 손아섭과의 1달 독점 교섭권을 따냈다고 하자. 한창 대회 기간 중 선수가 입단 협상을 벌이기는 힘들다.

그럼 대회 말미즈음 포스팅 신청을 하고 11월 말부터 협상을 할 수 있지 않느냐고 할 수 있다. 문제는 군사훈련이다. 손아섭은 지난해 인천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로 병역 면제 혜택을 받았다. 하지만 4주간의 기초 군사 훈련은 받아야 한다. 그 훈련소 입소가 프리미어12 종료 직후다. 이번에 입소하지 못하면 병역 혜택이 사라진다. 무조건 입소해야 한다. 그렇게 되면 또 4주의 시간이 필요하다. 훈련소에 입소한 선수가 메이저리그팀과 협상을 한다는 것은 국가대표 선수가 대회 중 협상을 하는 것보다 더 말이 안되는 일.

결국 손아섭의 포스팅은 단순히 금액이나 알아보고자 하는 취지가 아니라면, 진지하게 메이저리그 진출을 위한 것이라면 훈련소 훈련 일정이 마무리될 12월 말이나 내년 1월 초가 돼야 시작할 수 있는 현실이다. 포스팅을 하게 되면 약 5일 후 포스팅 금액을 받아들게 되고, 1달간 협상을 한다. 바로 도장을 찍는 경우는 거의 없다. 긴 협상의 시간이 필요하다. 지난해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에 포스팅을 통해 입단한 강정호도 12월20일 포스팅 비용을 알았고, 해를 넘겨 1월17일 최종 계약 도장을 찍었다.

이럴 경우 손아섭의 포스팅 금액이 맞지 않아 아예 협상을 하지 않아야 황재균에게도 포스팅 기회가 돌아갈 전망이다. 만약, 메이저리그 구단과의 협상이 시작돼 1월 말이나 2월경 결론이 난다면 시기상 황재균에게는 기회가 생기기 쉽지 않을 수 있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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