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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라이온즈 류중일 감독. 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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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일수록 빛을 발해야한다."
삼성 라이온즈 류중일 감독의 얼굴은 침통했다. 함께 정규리그 5연패의 신화를 이룬 주축선수 3명을 아직 혐의가 입증되지도 않았는데도 한국시리즈 엔트리에서 제외할 수밖에 없었던 상황에 대한 안타까움이 잔뜩 묻어났다. 그들이 말한 것이 믿어주고 지켜주고 싶었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았고 결국 구단은 결단을 내릴 수밖에 없었다.
20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야간 자체 청백전이 끝난 뒤 취재진과 인터뷰를 한 류 감독은 "사장님, 단장님과 이 사태를 어떻게 할지에 대해 정말 많은 얘기를 나눴다"면서 "어떻게 하든지 욕먹을 수 있는 상황이었다. 고민에 고민 끝에 빼는 쪽으로 결론이 났다"고 했다.
"아마 선수 본인이 가장 힘들지 않겠나. 그리고 그 옆에서 눈치를 봐야하는 선수들도 힘들 것이다"는 류 감독은 "내가 도울 수 있는 방법도 없다"고 했다.
주축 투수 3명이 빠지는 엄청난 손실 속에서 한국시리즈에 나서게 된 삼성은 가장 약한 전력으로 우승을 바라봐야한다. 하지만 류 감독은 정면돌파를 선언했다. "위기일수록 빛을 발해야한다"면서 "저 선수가 없으면 안된다는 생각을 하는 팀은 무너질 수밖에 없다.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한다는 말처럼 '잇몸야구'를 해야겠다"라고 했다.
빠지게 된 선수들을 어떻게 메울지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말하지는 않았지만 "엔트리에서 빠지는 것에 대비는 해왔다"면서 "의혹이 제기된 이후 김태한 투수코치와 얘기를 하면서 나름의 구상을 해왔다"라고 B플랜을 준비했다고 했다.
삼성은 NC-두산의 플레이오프 승자와 26일부터 한국시리즈를 치른다. 원정 도박으로 인해 어수선했던 분위기는 일찍 잡게 됐다. 이제부터는 현실적인 어려움과 맞서야하는 삼성이다.
대구=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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