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두산에서 NC로 넘어간 3번 딜레마

함태수 기자

기사입력 2015-10-19 09:05


8일 오후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2015 프로야구 NC와 KIA의 경기가 열렸다. 4회초 2사 만루서 NC 이종욱이 2타점 적시타를 친 후 덕아웃을 향해 손짓하고 있다.
광주=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5.09.08.

올 가을야구에선 3번 자리에 마가 끼었나 보다.

준플레이오프에서 탈락한 넥센부터 중심 타선의 출발점인 3번이 침묵했다. 주장 이택근이 시리즈 내내 부진했고 4차전에는 감기 몸살로 아예 결장했다. 넥센은 가을야구 3년 차가 된 4번 박병호가 상황에 맞는 스윙으로 제 몫을 다했다. 11타수 4안타 홈런 2방에 4타점 볼넷 5개를 얻었다. 하지만 그 앞 타순이 존재감이 없었다. 넥센다운 공격 야구도 실종됐다.

준플레이오프 티켓을 따냈지만 두산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1~4차전 3번을 맡은 타자의 성적이 14타수 무안타였다. 우선 1차전 민병헌이 4타수 무안타였다. 깜짝 카드로 기용된 박건우는 2차전 4타수 무안타, 3차전 3타수 무안타였다. 이후 다시 4차전 3번 타자로 출전한 민병헌. 이번에도 3타수 무안타였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3번에만 가면 타격감이 좋지 않다"는 고민을 드러냈다.

하지만 결국 민병헌은 꽉 막힌 혈을 스스로 뚫었다.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3번으로 다시 중용돼 4타수 2안타 4타점으로 펄펄 날았다. 그는 0-0이던 1회 무사 1,3루에서 3구 삼진을 당했지만 3회 2사 후 솔로 홈런을 터뜨렸다. NC 선발 에릭 해커의 2구째 바깥쪽 높은 커터를 밀어쳤다. 또 4-0이던 7회에도 상대 필승계투조 김진성의 결정구를 걷어 올렸다. 1사 1,2루에서 3구째 바깥쪽 낮은 포크볼을 좌월 스리런으로 연결했다.

그?l고 3번 타순 딜레마는 이제 두산에서 NC에 옮겨간 모양새다.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3번으로 출전한 이종욱은 4타수 무안타로 침묵했다. 1회 1루 땅볼, 4회 2루 땅볼, 6회 유격수 땅볼, 9회 2루수 병살타로 타구 자체가 외야로 날아가지 않았다. 두산 선발 니퍼트의 빠른 공과 바깥쪽 체인지업에 타이밍을 전혀 맞히지 못했다.

이종욱은 정규시즌 막판 햄스트링 부상으로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됐다. 지난 2일에는 일본으로 출국해 재활 치료를 했다. 하지만 이날 김경문 감독은 베테랑의 경험을 믿어 경기 감각이 떨어져 있는 이종욱을 3번으로 출전시켰다. 친정 팀 두산을 잘 알고 있는 점도 작용했다. 또한 김 감독은 퀵모션이 빠르지 않은 니퍼트를 대비해 김종호-박민우-이종욱-테임즈-나성범 등 빠른 선수를 5번까지 줄줄이 배치해 출루만 하면 마구 흔들겠다는 의도를 보였다. 경기 전에도 "뛸 수 있으면 무조건 뛰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종욱의 타격감은 우려대로 뚝 떨어져 있었다. 2번 박민우와 4번 테임즈는 안타 1개씩을 때렸지만 이종욱이 연결고리가 되지 못했다. 과연 이종욱은 2차전부터 달라질 수 있을까. 앞으로 상대하게 될 왼손 투수의 공을 공략할 수 있을까. 김경문 감독은 일단 "다음 경기에서도 선수의 컨디션에 큰 변화가 없다면 그대로 갈 생각"이라면서 "이 선수들이 쳐야 우리가 3승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창원=함태수 기자 hamts7@sportschosun.com

[
※보도자료 및 기사제보 news@sportschosun.com -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