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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감한 관전평] 왜 1차전은 NC에게 악몽이었나

류동혁 기자

기사입력 2015-10-18 17:14


18일 경남 창원 마산야구장에서 KBO리그 플레이오프 1차전 NC 다이노스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가 열렸다. 두산이 NC에 7대0으로 승리를 거뒀다. 두산 선발 니퍼트는 9이닝 무실점으로 완봉승을 거뒀다. 경기 종료 후 하이파이브를 나누고 있는 두산 선수들.
창원=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5.10.18

매 경기에 모든 전력을 쏟아 붓는다. 포스트시즌에선 모든 경기가 결승전이나 다름없다. 한 타자, 한 이닝이 끝날 때마다 아쉬움의 탄식과 기쁨의 환호성이 터진다. 진 쪽은 사소한 것도 불만이고, 이긴 쪽은 모든 게 다 아름다워 보인다. 담당기자가 잠시 이성을 내려놓고 철저히 팬의 눈으로 편파적인 관전평을 썼다. 팬과 공감하는 편파 해설, 용감한 관전평이다. <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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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마산야구장에서 열린 NC와 두산의 플레이오프 1차전. 4회가 끝난 뒤 기자석은 약간 술렁였다. 걱정되는 부분이 있었다. 이유는 두산 선발 니퍼트가 너무 잘 던져서였다. 퍼펙트나 노히트 노런을 하면 너무나 바빠진다. 역사적 현상을 보는 건 즐겁지만, 여러 개의 기사를 단시간에 쏟아내야 하는 극한의 부담이 있다. 5회 선두타자 테임즈가 깨끗한 우전안타를 터뜨렸다. 필자 뿐만 아니라 주위의 기자들은 얕은 안도의 한숨을 내뱉었다. 4회까지 퍼펙트 투구였다.

테임즈의 안타에 마산 1루 측 관중석은 난리가 났다. 그만큼 니퍼트의 위력적인 투구에 NC 타선이 완벽히 당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압도적이었다. 경기를 본 야구팬은 모두 다 공감할 것이다. 굳이 이유를 댈 필요가 있나? '홍시맛이 나서 홍시'라고 하는 것 뿐이다.

7대0, 투타에서 모두 두산의 압승이었다. 스코어 뿐만 아니다. 내용 자체가 더 중요했다. 1차전 두산의 승리는 단순한 1승이 아니다. 사실상 시리즈의 판도를 가를 수 있다.

두산의 긍정적 요소는 셀 수 없이 많다. 확실한 1승 카드 니퍼트의 재확인 솔로홈런 홍성흔의 부활 3번 징크스를 깬 민병헌의 2개 홈런 정수빈 & 허경민의 강력한 테이블 세터진 흔들림없는 수비진 상대의 볼 배합을 효과적으로 공략한 유기적 타선 끝까지 NC 타선을 무득점으로 봉쇄한 안정적 수비와 기세 등이 있다. 세부적으로 더 많지만, 그만 하겠다.


NC의 부작용을 보자. 가장 큰 문제는 실전적응과 경험이다. 1차전 니퍼트의 호투에 NC 타선은 타격감을 완전히 '안드로메다'에 보내버렸다. 단 1점도 뽑아내지 못했다. 9회 병살타로 경기를 마감했다. 니퍼트를 칭찬하지 않을 수 없다. 레전드급 포수 박경완은 현역 시절 "에이스의 궁극의 역할은 승리 뿐만 아니라 완벽한 타선 봉쇄로 상대팀 타선의 사이클을 완전히 떨어뜨려버리는 것"이라고 했다. 니퍼트는 이날 '에이스의 이상향'을 보여줬다.

NC는 최악이다. 다시 2차전에 포스트 시즌에 대한 실전적응을 해야 한다. 부담은 1차전에 비해 두 배다. 게다가 자신감마저 잃어버렸다.

세부적으로 보자. NC 2루수 박민우는 또 다시 실책을 저질렀다.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오재일의 2루수 앞 땅볼 타구. 1루수 테임즈가 포구하지 못한 채 베이스에도 떨어진 어정쩡한 상황. 투수 해커가 커버를 들어갔지만, 박민우가 악송구를 했다. 가뜩이나 포스트 시즌 경험이 부족한 박민우다. 결국 지난 시즌에 이어 어이없는 실책을 저질렀다. 이런 트라우마는 오래갈 수 있다.

NC 김경문 감독이 야심차게 배치한 이종욱의 3번 카드. 깨끗하게 4타수 무안타. '나(성범)-이(호준)-테(임즈)' 트리오는 페넌트레이스에서 부정할 수 없는 리그 최고의 클린업 트리오였다. 하지만 1차전에서 나성범을 5번, 이호준을 6번에 배치했다. 이런 변화에는 이유가 있다. 김 감독은 단기전이나 특정 중요 게임에서 에이스급 투수가 나올 때 1~3번을 모두 빠르면서 주루 센스가 좋은 선수들로 배치, 심리적 부담감을 배가시켰다.

하지만, 니퍼트에게는 통하지 않았다. 결국 이종욱은 고비마다 범타로 물러났다. 실패했다. 많은 부작용을 수반할 수밖에 없다.

다시 타순을 정상으로 돌려도 시스템을 복원하기는 쉽지 않다. 선수들의 마음에 약간의 부담감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계속 타격감이 좋지 않은 이종욱을 3번으로 배치한다면 두산 입장에서는 '땡큐'다.

사실 두산은 마산 2연전에서 1승1패만 해도 만족스러운 성적이었다. 장타력이 좋은 NC다. 하지만 수비나 조직력 측면에서는 두산이 낫다. 넓은 잠실이 두산에게 유리하다고 봤기 때문이다. 하지만 1차전을 완벽히 잡았다. '설레발'이라고 욕하지 말자. 이번 시리즈는 예상보다 짧게 끝날 수 있다. 창원=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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