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집중분석] 스와잭 미스터리, 아직 출전가능성 있다

류동혁 기자

기사입력 2015-10-15 11:32


10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15 프로야구 준플레이오프 1차전 넥센과 두산의 경기가 열렸다. 두산 스와잭이 힘차게 볼을 던지고 있다.
잠실=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5.10.10.

두산은 14일 목동에서 열린 준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엄청난 드라마를 썼다. 5-9로 뒤지다, 9회에만 무려 6득점, 전세를 확 뒤집었다. 완벽한 반전 드라마였다.

하지만, 또 다른 반전이 기다리고 있었다. 두산 김태형 감독은 승리의 소감을 말하면서 "더 이상 스와잭은 볼 일이 없을 것 같다"고 했다. 그동안 두산은 스와잭의 부상에 대해 함구했다. 단 4차전 경기 전 김 감독이 "팔 상태가 좋지 않다"고 말한 바 있다.

뉘앙스만 놓고 보면 시즌 아웃이다. 플레이오프에 진출한 두산이 한국시리즈에 올라가도 스와잭은 합류하지 않는다는 의미다. 하지만 상황은 약간 다르다. '스와잭 미스터리'. 어떻게 바라봐야 하나.

두산은 끝까지 감출 수밖에 없었다

스와잭의 전략적 활용도는 매우 중요했다. 두산은 유네스키 마야의 대체 외국인 선수로 스와잭을 시즌 중 데려왔다. 3~4선발로 기용했다. 하지만 20경기에 출전 5승7패, 1홀드, 평균 자책점 5.26을 기록했다.

150㎞를 넘나드는 패스트볼은 위력적이었다. 하지만 강력한 변화구는 없었다. 투심, 커터 등 다양한 구종을 던졌지만, 강약 조절을 위한 커브의 위력은 많이 떨어졌다. 타자 입장에서는 타이밍 맞추기가 어렵지 않았다.

결국 시즌 막판 스와잭을 중간계투로 돌렸다. 타당한 결정이었다. 일단 스와잭이 메이저리그에서 주로 중간계투로 활약했다는 점이 있었다. 강력한 패스트볼을 지녔기 때문에 1~2이닝 정도는 쉽게 공략당하지 않았다. 게다가 롱 릴리프로 던질 수도 있었다. 팀 입장에서도 선발진은 넘치는 상태였다. 기존의 니퍼트와 유희관 장원준 뿐만 아니라 이현호 허준혁 등이 있었다. 반면 불펜의 우완 투수는 노경은 윤명준 정도였다.

스와잭의 계투 전향은 '신의 한 수'가 될 수 있었다. 물론 두산은 스와잭의 활용에 대해 이중적 잣대를 가지고 있었다. 준플레이오프 4차전 선발을 놓고 스와잭을 고려했다. 그러나 실전에서 쉽지 않았다. 1차전 계투로 나서 2이닝을 소화했던 스와잭은 2, 3차전 승부처에서 여차하면 투입될 수 있었다. 벤치는 그런 계산을 하고 있었다. 4선발은 이현호가 대기하고 있던 상태였다. 결국 스와잭의 4선발은 상대를 혼란스럽게 만들 '미끼'일 공산이 컸다.


그런데 스와잭은 시즌 막판 갑자기 오른 이두근(어깨와 팔꿈치 사이의 두 갈래 근육)을 다쳤다. 1차전 출전을 강행했다. 8회 등판 2이닝을 소화했다. 24개의 공을 던졌다. 경기가 끝난 뒤 스와잭은 두산 관계자에게 "손가락 힘이 많이 풀려서 슬라이더가 밋밋해졌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연히 두산 측은 스와잭의 회복에 총력을 기울였다. 하지만 상태는 나아지지 않았다. 결국 스와잭은 김 감독에게 "도저히 자신이 없다"고 말했다.

김 감독 입장에서는 굳이 스와잭의 공배을 드러낼 필요가 없었다. 포스트 시즌은 전쟁과 같다. 상대 전력의 공백이 생기면, 당연히 수싸움에서 유리해진다. 때문에 4차전 직전 까지도 김 감독은 "스와잭의 팔이 좋지 않다"고 얘기했지만, '나올 수 없는 상태'라는 얘기는 언급하지 않았다. 승부처에서 스와잭이 아닌 노경은이 나오자, 의문으로 가득찼다. 당연히 스와잭의 정확한 팔 상태가 더욱 의심스러웠다. 두산 측은 경기 중에도 스와잭의 상태에 대해 "이두근이 좋지 않은 상태다. 무리하면 1이닝은 던질 수 있지만 등판을 자제하고 있는 상태"라고 했다. 결국 두산의 준플레이오프가 확정된 뒤 스와잭의 정확한 상태가 밝혀졌다.

한국시리즈에 나올 가능성도 있다.

그럼 스와잭은 짐을 싸는 걸까. 그건 아니다.

스와잭의 이두근 부상은 생갭다 심각한 것은 맞다. 여전히 정상적인 투구를 할 수 없는 상태다. 스와잭은 자신감이 많이 떨어져 있는 상태다. 외국인 선수이기 때문에 자신의 팔을 완벽히 혹사하면서까지 뛰기는 쉽지 않다.

두산 측은 "지금 계속 부상을 치료 중이다. 스와잭이 빠지면 타격이 크다. 감독님이 말씀하신 '스와잭은 볼 수 없다'는 말은 아마 플레이오프에 한정된 말일 수 있다"고 했다.

현재, 두산 측은 스와잭을 집중 치료하면서 설득하고 있는 과정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 4차전 끝난 뒤 스와잭은 선수들과 함께 하이파이브를 하기도 했다.

일단 플레이오프 엔트리에서는 제외된다. 단기간 내에 스와잭의 팔 부상이 회복될 수 없다.

그러나 만약 두산이 NC를 누르고 한국시리즈에 진출한다면. 스와잭의 출전 가능성은 여전히 열려 있다. 물론 가능성이 높진 않다.

스와잭의 부상이 쉽게 낫는다는 보장이 없다. 정상 컨디션으로 끌어올리는 시간도 필요하다.

여기에서 의심할 수 있는 부분도 있다. 재계약이나 포스트 시즌 옵션을 놓고 스와잭이 부상을 핑계로 일부러 '태업'을 한다는 의심을 할 수도 있다.

두산 김태룡 단장은 "그런 것은 확실히 아니다. 스와잭은 정말 아프다. 쉽지 않지만, 계속 설득과 부상치료를 병행하고 있다. 만에 하나 출전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놓기 위해서다"라고 했다. 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

[
※보도자료 및 기사제보 news@sportschosun.com -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