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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윤석민은 확실히 클래스가 달랐다.
윤석민은 낮은 공을 던졌지만, 김재호가 가까스로 쳐냈다. 윤석민의 실투라기 보다는 김재호의 배트 컨트롤이 빛났던 장면이다. 결국 3루 주자 고영민이 홈을 밟았다. 1-1 동점이 됐다.
윤석민으로서는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다. 윤석민은 "처음에는 무조건 점수를 주지 말자는 생각으로 마운드에 올랐다"고 했다.
결국 허경민을 2루수 앞 땅볼, 최주환을 삼진으로 처리했다.
윤석민의 안정감을 엿볼 수 있는 장면이었다. 특히, 최주환을 상대하면서 던진 3개의 연속 바깥쪽 패스트볼은 압권이었다. 0B 2S에서 연거푸 바깥쪽 낮은 쪽 약간 빠진 볼을 패스트볼로 꽂아넣었다. 최주환은 2차례나 가까스로 참았다. 특히 4구째는 최주환의 체크스윙이 가까스로 돌지 않았다는 판정이 나왔다. 웬만한 투수같으면 흔들릴 수 밖에 없는 상황.
하지만 윤석민은 너무나 여유로웠다. 또 다시 5구째 바깥쪽 예리한 패스트볼을 던지며 헛스윙을 기어이 유도했다. 5구째 공도 공식적으로 스트라이크였지만, 존을 살짝 비껴간 볼이었다. 최주환 입장에서는 이전 2개의 공보다 약간 덜 벗어나는 바깥쪽 공이었기 때문에 배트가 나갈 수밖에 없었다. 같은 코스에 공을 3개나 연거푸 던질 수 있는 배짱과 제구력. 한마디로 윤석민의 날카로운 제구와 풍부한 경험이 응축된 상징적 장면이었다.
9회 두산의 클린업 트리오가 나왔다. 하지만 민병헌을 우익수 플라이로 처리한 뒤 김현수를 2루수 앞 땅볼로 아웃시켰다. 그리고 마지막 타자 양의지마저 삼진 아웃.
윤석민은 공식적으로 블론 세이브를 기록했지만, 터프 세이브보다 더 터프한 마무리를 했다. 그는 "최근 던지는 이닝이 늘어나 약간 힘들다. 하지만 4게임밖에 남지 않았다. 끝까지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광주=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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