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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4년만의 '10승투수' 과연 나올까

이원만 기자

기사입력 2015-09-20 13:34


한화 이글스에 '10승 투수'란 멸종 위기의 희귀 생물과 비슷하다. 2011년 류현진을 마지막으로 지난 3년간 찾아볼 수 없었다. 분명 어딘가에서 나타날 듯 한데, 끝끝내 시즌 마지막까지 존재를 보인 적 없는 존재들. 그러나 올해는 다르다. 시즌 막바지에 이르러 '10승'을 눈앞에 둔 투수가 세 명이나 된다. 외국인 선발 탈보트와 토종선발 안영명, 그리고 필승불펜 권 혁이 19
19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 두산 베어스의 주말 2연전 첫 번째 경기가 열렸다.
두 팀 모두 최근 10경기 2승 8패로 부진한 성적을 기록 중이다. 한화 선발 탈보트가 6회 1사 1, 3루에서 홍성흔을 병살처리하며 무실점으로 이닝을 마쳤다. 주먹을 불끈 쥐어보이고 있는 탈보트.
대전=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5.09.19
일까지 '9승'씩 기록 중이다. 남은 기간 이들 중에서 '10승 투수'가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

일단 외국인 투수 탈보트의 가능성이 가장 크다. 최근 모두 구위와 제구력이 향상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 탈보트는 19일 대전 두산전에서 6이닝 2실점으로 시즌 9승째를 달성했다. 지난 8월30일 잠실 두산전부터 벌써 4연속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기록하며 막판 투혼을 발휘하는 중이다. 19일에 던진 탈보트는 일정상 5일 휴식후 25일 대전 넥센전에 다시 나올 가능성이 크다. 그런데 올해 탈보트는 넥센을 상대로 3경기에 나와 1승 무패에 평균자책점 2.84로 매우 강했다. '10승' 달성에 대한 기대를 걸기에 부족함이 없다.

안영명은 다소 불안감이 있다. 최근 성적이 들쭉날쭉했기 때문. 지난 8월21일 대전 kt전때는 8이닝 3실점으로 자신의 시즌 최다이닝 경기를 하며 승리를 따냈지만, 26일 삼성전에는 아웃카운트 1개도 못잡고 5실점했다. 그러다 지난 1일 청주 KIA전에서는 다시 6이닝 2실점으로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하며 시즌 9승째를 달성했다. 이때까지만 해도 안영명의 '10승 달성' 가능성이 가장 컸다. 향후 성적에 따라 자신의 한 시즌 최다승(11승, 2009년)에 재도전할 수도 있었다.


16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 한화 이글스의 2연전 두 번째 경기가 열렸다. 한화 안영명과 KIA 양현종이 선발 맞대결을 펼쳤다. 힘차게 투구하고 있는 안영명.
광주=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5.09.16
그러나 9승째를 거둔 이후 안영명은 갑작스럽게 불펜을 겸업하게 됐다. 김성근 감독이 팀의 허약한 불펜 상황을 고려해 안영명을 불펜으로 돌린 것. 안영명은 5일 대전 두산전 때 2이닝 무실점을 기록했고, 11일 대전 SK전 때는 3⅔이닝 3실점을 기록했다. 애꿎은 선발 기회만 날렸고, 정작 팀으로서도 큰 효과를 보지 못했다. 이후 안영명은 다시 선발로 전환했다. 16일 광주 KIA전에서 5이닝 동안 2실점했다. 승리 요건을 갖추고 내려왔지만, 불펜이 역전을 허용하는 바람에 10승이 무산되고 말았다. 불운하게 10승을 놓친 것.

이제 안영명은 선발 일정을 예상하기 어려워졌다. 한화가 21~22일에 휴식을 취하기 때문에 23일 창원 NC전에 나올 수도 있는데, 이러면 6일 쉬고 등판하게 된다. 밸런스를 잘 조절해야 한다. 이 경기에 나서지 않을 수도 있다. 날짜로는 배영수가 5일 로테이션이 되는데, 제구가 좋지 않아 현재 서산 2군 훈련장에서 다시 투구폼을 교정 중이다. 하지만 배영수가 제구력을 되찾으면 그가 23일에 등판하고 안영명은 불펜으로 투입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런 일이 벌어진다면 안영명은 29~30일 삼성전에 다시 선발로 투입될 수도 있다. 결정은 김 감독의 마음에 달려 있다. 안영명은 NC와 삼성에 모두 약했다. NC를 상대로는 4경기(3선발)에 나와 평균자책점 5.79에 1승1패를 기록했고, 삼성전에는 4번 선발 등판해 1승무패를 기록했지만, 평균자책점이 무려 10.80이나 된다.


13일 오후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2015 프로야구 한화와 롯데의 경기가 열렸다. 9회말 마운드에 오른 한화 권혁이 힘차게 볼을 더지고 있다.
부산=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5.09.13.
그렇다면 권 혁은 어떨까. 불펜 투수인 권 혁이 승리를 따낼 수 있는 경우는 두 가지다. 지는 상황이나 동점에 등판했는데, 팀 타선이 역전 득점에 성공하거나 혹은 이기는 상황에 나왔다가 동점(또는 역전)을 허용한 뒤 다시 타선이 점수를 뽑아주는 것. 후자보다는 전자가 권 혁이나 팀 입장에서는 바람직하다. 하지만 두 경우 모두 매우 드문 일이긴 하다. 특히 최근 권 혁의 구위를 감안하면 시즌 초중반 때처럼 긴 이닝을 버티며 승리 기회를 만들기 쉽지 않다. 분명 탈보트나 안영명보다는 많이 등판하겠지만, 승리를 따낼 확률은 오히려 더 적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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