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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 훈 '펄펄', 진땀 뺀 양동근은 결정적 한 방

함태수 기자

기사입력 2015-08-20 16:26


20일 프로-아마 최강전에서 맞대결을 벌인 연세대 허웅(오른쪽)과 모비스의 양동근. 사진 제공=KBL

연세대와 모비스의 2015 프로-아마 최강전이 열린 15일 잠실학생체육관. 관중석이 들썩거렸다. 곳곳에서 탄식과 환호가 쉴 새 없이 터져 나왔다. 연세대 포인트가드 허훈(20·1m82)이 공을 잡을 때마다였다. 한국 농구가 낳은 '슈퍼 스타' 허재 전 KCC 감독의 둘째 아들이었다.

관중은 대학교 2학년생의 플레이에 시선을 떼지 못했다. 이날 상대는 프로 최강팀 모비스, 매치업 상대는 하필이면 국가대표 포인트가드 양동근(34·1m80)이었다. 기대가 컸다. 개인적으로도 승부욕이 솟아 올랐다. 허훈은 경기 전 "형에게 많이 배우고 싶다. 물러서지 않고 부딪쳐 보겠다"는 당찬 멘트를 남겼다. 애초부터 잃을 것 없는 싸움이었다.

경기는 모비스의 승리로 끝났다. 79대78로 한 점차 승부였다. 한 때 20점 차까지 뒤지던 모비스는 저력을 발휘해 점수를 뒤집었다. 양동근이 77-78이던 경기 종료 5초전 골밑 돌파에 이은 레이업 슛을 기 막히게 성공시켰다. 모비스 송창용은 24점으로 양 팀 최다 득점을 올렸다. 전준범이 15점, 함지훈이 14점 12리바운드 '더블 더블'로 뒤를 받쳤다. 양동근도 12점에 9어시스트로 대역전극의 중심에 당당히 섰다. 연세대는 허훈이 23점에 8리바운드 7어시스트를 배달했다 .최준용도 21점에 5어시스트를 올렸다. 하지만 후반 들어 가동한 지역 방어가 번번이 뚫리며 고개를 떨궜다. 모비스는 21일 고려대와 준결승전을 치른다.

허훈과 양동근의 맞대결은 1쿼터 2분52초가 지나서야 성사됐다. 유재학 모비스 감독은 양동근을 벤치에 앉혀 놓고 경기 운영을 했다. 하지만 후배들의 거침없는 스피드와 패기를 선배들이 당해내지 못했다. 분위기 전환을 위해 양동근이 코트에 섰다.

전반까지는 허훈의 압승이었다. 18분46초를 뛰며 16점에 5리바운드 2어시스트를 배달했다. 1쿼터 5분19초를 남기고는 양동근을 앞에 두고 레이업슛을 성공시켰다. 2쿼터 6분18초 전에는 속공 과정에서 달려 들어오던 최준용에게 노룩 패스를 해 추가 자유투까지 얻을 수 있도록 도왔다.양동근은 그런 허웅을 바라보며 알 수 없는 묘한 웃음을 지었다. 연세대가 한 때 17점 차까지 앞서는 등 48-33으로 전반을 마쳤다.

후반 들어 선배들이 반격을 시작했다. 은희석 연세대 감독이 지역 방어를 가동하자 소나기 3점슛을 퍼부었다. 3쿼터에만 전준범이 3개, 송창용이 2개의 결정적인 3점슛을 성공시켰다. 모비스는 상대를 13점으로 묶고 25점을 몰아쳐 58-61까지 따라갔다. 4쿼터에는 아예 경기를 뒤집었다. 송창용이 찬스 때 던진 2개의 3점슛이 림을 갈랐다. 모비스는 경기 종료 3분5초 전 77-71로 앞섰다. 사실상 끝난 분위기였다.

여기서 후배들이 막판 매서운 추격을 했다. 박인태가 거포 2점슛을 성공시켜 75-77로 턱밑까지 추격했다. 종료 30초 전에는 정성호가 안영준의 어시스트를 3점슛으로 연결시켜 78-77로 재역전에 성공하기도 했다. 그러나 모비스에는 양동근이 있었다. 양동근은 12초 전 3점슛을 실패했지만 배수용이 공격 리바운드를 따내자, 곧바로 패스를 받아 골밑을 파고 들며 그림 같은 레이업 슛을 올려 놓았다. 허훈의 플레이에 진땀 뺀 국가대표 포인트가드의 결정적인 한 방이었다. 잠실학생체=함태수 기자 hamts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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