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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김현수의 인상적 파울홈런 대처법

류동혁 기자

기사입력 2015-07-24 22:33 | 최종수정 2015-07-25 08:48


김현수의 타격 장면. 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15.07.22/

"야구 인생에서 처음인 것 같다."

두산 김현수는 24일 창원 NC전 4회 진귀한 장면을 연출했다.

파울 홈런 뒤 곧바로 '진짜 홈런'을 터뜨렸다.

흔히 '파울 홈런 뒤에는 범타로 물러날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를 한다.

근거를 가진 확률상 일어날 가능성이 높은 일이다. 일단 심리적인 부분에 영향을 미친다. 타자와 투수에게 모두 그렇다. 타자의 경우, 일종의 허탈감이 든다. 타격은 찰나의 순간 이뤄진다. 때문에 고도의 집중력을 가져야 한다. 하지만 파울 홈런의 허탈감은 당연히 잔상에 남을 수밖에 없다. 집중력이 자연스럽게 떨어진다. 게다가 경험이 많지 않거나 냉정함이 부족한 타자는 스윙이 커지는 부작용이 동반되기도 한다.

반면 투수 입장에서는 안도감이 든다. 게다가 심리적 경계심이 생긴다. '안타를 맞아도 괜찮다'는 심리적 안정감이 깔린다. 결국 과감함과 동시에 집중력이 배가되는 매우 이상적인 심리적 상승효과가 생긴다. 결국 파울 홈런 이후 투수와 타자의 대결은 압도적으로 투수가 유리한 환경이 조성된다. 즉, 파울 홈런 뒤 삼진이나 범타로 물러나는 경우가 많을 확률이 높다.

하지만 김현수는 좀 달랐다. 4회초 2사 이후 허경민의 중전안타. NC 마운드에는 강장산이 버티고 있었다. 연속 3개의 볼.

김현수는 과감했다. 3B 이후 투수의 정면승부를 직감, 그대로 배트를 휘둘렀다. 강장산의 약간 바깥쪽 패스트볼은 그대로 김현수의 타이밍과 맞아 떨어졌다. 하지만 좌측 펜스 폴대를 살짝 벗어나는 파울.


김현수는 아쉬워했지만, 긴장감을 놓치지 않았다. 여기에서 상황 자체도 긴장감을 유지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됐다. 5-3으로 두산의 불안한 리드가 계속되는 상황.

김현수는 집중력을 잃지 않았다. 3B 1S에서 강장산의 138㎞ 패스트볼이 몸쪽으로 들어왔다. 실투성 공은 아니었다. 하지만 김현수는 기다렸다는 듯 그대로 휘둘러 우중간 펜스를 넘어가는 투런홈런을 터뜨렸다.

김현수는 "나도 치고 나서 매우 의아해 했다. 대형 파울 뒤 홈런을 친 경우는 이번이 처음인 것 같다"며 "3B에서 휘둘렀기 때문에 타이밍을 찾을 수 있었고, 그대로 좋은 감각의 스윙이 연결된 것 같다"고 했다.

최근 김현수는 타격감이 좋다. 6경기 연속 안타에 3경기 연속 멀티히트다.

시즌 타율은 3할3푼7리. 13홈런에 67타점이다. 정교함과 장타력을 동시에 과시하는 타격 성적이다. 올 시즌이 끝난 뒤 FA다.

신경이 쓰이지 않을 수 없다. 하지만 김현수는 의연하다. 그는 올 시즌 좋은 성적에 대해 "타격감은 믿지 않는다. 항상 좋지 않을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며 "최근 몇 년간 타격 폼을 세밀하게 수정했고,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았다. 때문에 조금씩 조금씩 나아지고 있는 것 같다"고 했다.

확실히 그는 자신만의 기준이 있다. 때문에 두산의 간판타자로 성장할 수 있었다. 기록이나 FA와 같은 외부적 조건은 그에게 두번째 문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과의 싸움이라는 점을 너무나 잘 알고 있는 타격 기계다. 창원=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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