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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반기 KBO리그, '흩날리는 낙엽'도 피해야 한다

이원만 기자

기사입력 2015-07-23 10:04 | 최종수정 2015-07-23 10:04


'흩날리는 낙엽도 피하고 봐야한다!' 말년 병장의 굳은 다짐같지만, 꼭 그런 것만은 아니다. 후반기에 접어든 2015 KBO리그에서 절대적으로 통용될 원칙도 이와 다를 바 없다.

한 순간의 실수로 승패가 갈리고 또 그게 시즌 순위로 이어질 수 있는 시기다. 게다가 이런 시기에 부주의로 다치면 일년 농사 전체를 망칠 수도 있다. 낙엽 한 장도 피하겠다는 마음으로 '조심 또 조심', '집중 또 집중'이 필요한 때다.


2015 프로야구 LG와 넥센의 주중 3연전 두번째 경기가 22일 잠실 야구장에서 펼쳐 졌다. LG 6회말 2사 1,3루에서 박용택의 땅볼을 넥센 2루수 서건창이 잡아 1루에 던지고 있다. 하지만 이 볼은 뒤로 빠져 서건창은 에러를 기록 했다.
잠실=조병관기자 rainmaker@sportschosun.com/2015.07.22/
집중력, 순위 경쟁을 지배한다

21일부터 본격적으로 리그 후반기 레이스가 시작됐다. 말이 '전반기' '후반기' 구분일 뿐, 사실 KBO리그 후반기는 전반기에 비해 경기수가 적다. 팀마다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보통 전체 일정의 60% 정도를 이미 전반기에 소화했다. 후반기에는 40% 정도의 일정만 남은 셈. 경기수로 따지면 23일을 기준으로 적게는 55경기, 많게는 61경기가 남았다.

그런데 순위 경쟁은 아직도 안개정국이나 마찬가지다. 최하위 kt 위즈를 제외하고 9개팀이 구간별로 세 팀씩 뭉쳐있는 형국이다. 1~3위, 4~6위 그리고 7~9위 구간이다. 1위 삼성부터 3위 NC까지가 1.5경기 이내 승차에서 박빙 경쟁을 하는 중이다. 또 4위 넥센부터 6위 SK까지도 2.5경기 이내 순위 싸움 중이다. 이 두 그룹은 구간 내 순위 경쟁은 무척 치열하다. 더불어 4~6위 구간의 팀들은 내심 1~3위 구간으로 도약하려는 야심이 있다. 실제로 넥센은 시즌 전반기에는 1~3위 그룹에 들어가기도 했던 팀이다.

냉정히 말해 7~9위 구간의 순위 경쟁은 사실 큰 의미는 없다. 하지만 이들 세 팀 역시 '구간 탈출'을 노린다. 현실적으로 1~3위 그룹까지 뛰어오르기란 무리다. 7위 KIA와 3위 NC의 승차가 이미 9경기나 벌어져 있기 때문. 하지만 힘껏 분발한다면 4~6위권 그룹으로의 '워프'는 가능하다. 나아가서는 포스트시즌 진출권의 끝자락을 노려볼 수도 있다. 7위 KIA와 포스트시즌 '커트라인'인 5위 한화의 승차는 5경기다. 멀긴 해도 못 도달할 거리는 아니다.

그렇다면 이런 순위 싸움이 팽팽하게 치러질 후반기에 팀이 가장 중요하게 추구해야 할 전략 포인트는 뭘까. 디테일한 선수 운용과 승점 지키기 등 팀별 상황에 많는 방법은 무궁무진할 것이다. 하지만 이 모든 요소를 아울러 전 구단에 적용될 단 하나의 우선 원칙이 있다. 바로 '집중력 유지'다. 그 어떤 세부 전략보다도 가장 강력하게 팀에 승리를 안길 수 있는 전략이기도 하다.

후반기에 펼쳐진 경기를 조금만 지켜봐도 알 수 있다. 사소한 실책 또는 본헤드 플레이 하나로 인해 팀이 무너지는 장면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반대로 공격과 수비에서 집중력을 유지한 팀은 이겼다. 22일 LG-넥센전에서 나온 서건창의 송구 실책이나 kt-한화 전에 나온 한화의 두 번의 견제사가 좋은 예다. 이와 관련해 한화 김성근 감독은 "후반기는 경기수가 전반기에 비해 적지만, 순위 경쟁을 위해 더 치열하게 맞붙는 시기다. 체력이 떨어지는 때이기도 하다. 그래서 더 집중해야 한다. 집중력을 놓치는 순간 진다"고 강조하고 있다.


2015 KBO리그 삼성라이온즈와 LG트윈스의 경기가 4일 대구시민운동장에서 열렸다. 삼성 박한이가 2회말 2사 1루 구자욱의 타석때 2루도루를 시도하다 부상을 당하고 있다.
대구=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15.07,04/

부상 조심,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집중력 유지와 더불어 후반기에 중요한 요소는 바로 '부상 방지'다. 한 마디로 이 시기에 다치면 모든 게 끝장이다. 현장에서는 "한 해 농사를 폭삭 망치는 상황"이라고까지 표현한다. 개인 성적과 팀 성적에 모두 악영향을 주기 때문. 또 같은 정도의 부상이라도 전반기에 다치는 것과는 피해의 차원이 다르다.

예를 들어보자. 같은 한 달짜리 부상을 당했더라도 전반기에는 그나마 기다릴 수 있는 여유가 있다. 팀에서는 다른 대체 자원을 활용해가며 부상 선수가 완전한 컨디션을 회복할 때까지 기다린다. 또 그 과정에 대체 선수의 가능성을 재발견하거나, 또 다른 전략을 만들어낼 수도 있다. 어쨌든 초반에는 타이트 한 순위 싸움보다는 팀의 완성 전력을 만들어가는 시기다. 이런 저런 실험도 가능하다.

하지만 이게 만약 7월 하순 이후의 후반기에 벌어진 상황이라고 해보자. 사실상 선수는 시즌 아웃이나 다름 없는 상황에 빠지게 된다. 아무리 빨리 돌아와봐야 시즌 막판이다. 게다가 이 시기는 앞서 언급했듯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 순위 전쟁을 치러야 하는 시간이다. 순위 경쟁의 한 복판에 놓인 팀이라면 느긋하게 새 전략을 꺼내놓거나 미지의 선수에게 기회를 주기가 쉽지 않다.

한화가 바로 이와 비슷한 경험을 했다. 팀 전력의 핵심이었던 김경언이 지난 5월26일 대전 KIA전 당시 사구에 맞아 종아리를 다쳤다. 주말 삼성전에야 완전한 컨디션으로 복귀 예정이다. 부상 치료와 컨디션 회복에 꼬박 2개월이 걸린 셈이다. 그간 한화는 김경언의 공백으로 힘겨운 시간을 보내야 했다. 하지만 시기적으로는 그나마 기다릴 수 있는 여유가 조금 있었다. 그래서 대체 외야수를 찾다가 장운호를 발견하기도 했다.

하지만 만약 김경언이 5월26일이 아닌 7월26일에 다쳤더라면 어떻게 됐을까. 두 번 생각할 필요도 없다. 그냥 거기서 개인 시즌은 끝이나 다름없다. 한화도 순위 전쟁에서 치명적인 데미지를 입을 게 뻔하다. 대체 자원도 당장에 좋은 기량을 보일 수는 없다. 적응기간이 필요하다. 장운호가 그랬다. 최근에는 공수에서 발전된 기량을 보이지만, 처음에는 투박하기 그지 없었다.

때문에 후반기 레이스에서는 '집중력 유지'와 '부상 방지'의 두 마리 토끼를 잡는 팀이 절대적으로 유리하다. 과연 숨가쁜 순위 전쟁에서 어떤 팀이 두 가치를 수성할 수 있을 지 주목된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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