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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계방송사를 잘못 만나 승패에 영향을 받는다면, 지는 팀은 얼마나 억울할까.
문제는 중계 방송사의 화면이었다. 정말 순간의 차이로 아웃과 세이프가 갈린다. 근접한 화면이 아니면 확인하기 힘들다. 그런데 이날 중계 방송사가 1루쪽을 클로즈업할 수 있는 카메라는 2대 뿐이었다. 문제는 1대의 카메라는 김문호의 발은 찍었지만 오재일의 오른손은 한 화면에 잡아내지 못했다. 송구가 높아 오재일이 하늘쪽으로 팔을 쭉 뻗었는데, 이 장면을 동시에 잡아내지 못한 것이다. 미트에 공이 들어가는게 보이지 않아 이 화면은 가치가 없었다. 두 번째 카메라는 3루주자에게 지시를 내리는 롯데 김응국 3루베이스 코치 등에 가리는 화면을 잡았다. 이 역시 무용지물.
결국 이 방송사가 보여준 화면은 구장 관중석 상단에서 찍은 화면이었다. 거리가 멀어 정밀 판정을 도저히 할 수 없는 화면이었다. 이런 경우 심판진은 원래 판정을 그대로 유지한다. 아웃이었다. 롯데쪽에서 억울할 수 있었던 것은 마지막 화면을 확인한 결과 충분히 세이프 판정을 기대해볼 수 있는 대접전 상황이라는 것을 확인만 하고 아웃 판정을 받았기 때문이다. 1루에 슬라이딩을 하는 경우 육안으로 판단하기 더 힘들어지는 부분이기에 롯데는 더 정확한 비디오 판독을 기대했는데, 이는 수포로 날아갔다. 만약 김문호가 세이프였다면 경기는 6-6 동점이 돼 어떻게 될 지 몰랐다.
결국 비디오 판독 제도를 유지할 것이라면 일관된 판독 환경을 만드는게 가장 중요하다. 방송사는 자신들의 주 임무인 방송에만 신경쓰게 하고, 비디오 판독 문제는 KBO가 자체적으로 해결하는게 가장 현명한 방식이다. 각 구장마다 비슷한 위치, 각도에 카메라를 설치해 새 제도의 의도를 살릴 필요가 있다. 언제까지 중계 방송사의 화면에 의존해 이 중요한 경기들을 판정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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