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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타이거즈는 8일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열린 넥센 히어로즈전에 파격적인 선발 라인업을 냈다.
사실 선발 투수들의 집단 부진, 공백에 따른 고육지책이었다. 에이스 양현종을 비롯해 외국인 투수 필립 험버, 김진우, 김병현, 유창식 등 선발 투수들이 부상과 부진으로 1군 엔트리에 빠져 있다. 선발 투수가 부족한 상황에서 19세 고졸 루키에게 기회가 돌아간 것이다. 김기태 감독은 "상황에 따라 (9일 등판 예정인) 조쉬 스틴슨이 박정수에 이어 등판할 수도 있다"고 했다.
그런데 깜짝 선발 카드가 기대 이상의 효과를 냈다. KBO리그 최강 히어로즈 타선을 5회까지 5안타 2실점으로 봉쇄한 것이다.
씩씩한 새끼 호랑이를 보는 듯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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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투수와의 첫 대면에서는 타자가 불리하다. 낯선 투구폼, 눈에 익지 않은 구종에 적응하려면 시간이 필요하다. 하지만 한차례 박정수를 상대한 히어로즈 타선은 4회말 2안타를 때려 1사 2,3루 찬스를 만들었다. 긴장한 박정수는 폭투로 1점을 내줬고, 이어진 1사 3루에서 희생타로 추가실점을 했다.
더이상 실점은 없었다. 5회말 2사 2,3루 위기에 몰렸으나 박병호를 삼진으로 잡아내며 불을 껐다. 이날 박정수는 박병호를 세차례 상대해 삼진 2개를 엮어 3타수 무안타로 묶었다. 자신의 한 경기 최다인 7개의 삼진을 기록했다.
직구 최고 140km를 찍었고, 대부분 130km 중후반에 머물렀다. 그런데 히어로즈 타자들은 스크라이크존 구석에 걸치는 직구, 체인지업을 제대로 공략하지 못했다.
3-2로 앞선 상황에서 승리투수 요건을 갖추고 강판. 하지만 불펜이 리드를 지켜내지 못해 박정수의 첫승은 날아갔다. 연장 12회 접전끝에 3대4로 끝내기 패를 당했다. KIA로선 아쉬움이 컸던 경기. 하지만 소득도 있었다.
목동=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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