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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장 12회 끝내기 패 KIA, 그래도 소득은 있었다

민창기 기자

기사입력 2015-07-08 23:04


2015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와 넥센 히어로즈의 주중 3연전 2차전이 8일 목동구장에서 열렸다. 5회말 2사 2, 3루 넥센 박병호를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위기를 넘긴 KIA 선발투수 박정수가 백용환 포수와 기쁨을 나누고 있다. 목동=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15.07.08/

KIA 타이거즈는 8일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열린 넥센 히어로즈전에 파격적인 선발 라인업을 냈다.

외국인 타자 브렛 필이 KBO리그 2년 만에 처음으로 2루수로 선발 출전했다. 이전에도 세차례 2루수로 나섰지만 1루수로 선발 출전했다가 경기 상황에 따라 포지션을 이동한 것이었다. 프로 3년차 포수 이홍구는 데뷔 후 처음으로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했다. 또 1루수 김주형은 2008년 4월 24일 광주 히어로즈전 이후 2631일 만에 3번 타자로 나섰다. 공격력 강화를 위한 결정이었다.

그래도 가장 눈에 띈 게 선발 투수 박정수(19). 야탑고를 졸업하고 올해 타이거즈에 입단한 사이드암 박정수가 프로 3경기 만에 처음으로 선발 등판한 것이다.

사실 선발 투수들의 집단 부진, 공백에 따른 고육지책이었다. 에이스 양현종을 비롯해 외국인 투수 필립 험버, 김진우, 김병현, 유창식 등 선발 투수들이 부상과 부진으로 1군 엔트리에 빠져 있다. 선발 투수가 부족한 상황에서 19세 고졸 루키에게 기회가 돌아간 것이다. 김기태 감독은 "상황에 따라 (9일 등판 예정인) 조쉬 스틴슨이 박정수에 이어 등판할 수도 있다"고 했다.

그런데 깜짝 선발 카드가 기대 이상의 효과를 냈다. KBO리그 최강 히어로즈 타선을 5회까지 5안타 2실점으로 봉쇄한 것이다.

과감한 승부로 히어로즈 강타선을 제압했다. 1회말 1사 1루에서 3번 브래드 스나이더를 삼진으로 잡은 박정수는 4번 박병호를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스트라이크존 바깥쪽 낮은 공으로 헛스윙을 유도했다.

씩씩한 새끼 호랑이를 보는 듯 했다.


2015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와 넥센 히어로즈의 주중 3연전 2차전이 8일 목동구장에서 열렸다. 7회말 1사 1, 3루의 실점 위기에서 박병호와 김민성을 삼진과 플라이로 잡으며 위기를 넘긴 KIA 한승혁이 서재응의 환대를 받고 있다. 목동=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15.07.08/
2회말을 세타자를 삼진 2개를 엮어 범타 처리한 박정수는 3회말 실점 위기에 몰렸다. 2사후 고종욱에게 좌월 2루타를 내준 뒤 보크로 2사 3루. 하지만 박정수는 흔들리지 않았다. 후속타자 서건창을 유격수 땅볼로 처리, 이닝을 마쳤다.


낯선 투수와의 첫 대면에서는 타자가 불리하다. 낯선 투구폼, 눈에 익지 않은 구종에 적응하려면 시간이 필요하다. 하지만 한차례 박정수를 상대한 히어로즈 타선은 4회말 2안타를 때려 1사 2,3루 찬스를 만들었다. 긴장한 박정수는 폭투로 1점을 내줬고, 이어진 1사 3루에서 희생타로 추가실점을 했다.

더이상 실점은 없었다. 5회말 2사 2,3루 위기에 몰렸으나 박병호를 삼진으로 잡아내며 불을 껐다. 이날 박정수는 박병호를 세차례 상대해 삼진 2개를 엮어 3타수 무안타로 묶었다. 자신의 한 경기 최다인 7개의 삼진을 기록했다.

직구 최고 140km를 찍었고, 대부분 130km 중후반에 머물렀다. 그런데 히어로즈 타자들은 스크라이크존 구석에 걸치는 직구, 체인지업을 제대로 공략하지 못했다.

3-2로 앞선 상황에서 승리투수 요건을 갖추고 강판. 하지만 불펜이 리드를 지켜내지 못해 박정수의 첫승은 날아갔다. 연장 12회 접전끝에 3대4로 끝내기 패를 당했다. KIA로선 아쉬움이 컸던 경기. 하지만 소득도 있었다.

목동=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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