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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정복, 친정 대구서 야구 인생 새출발 알리다

김용 기자

기사입력 2015-06-28 20:13



'대구에서 피우지 못한 꿈, 대구에서 새로운 가능성으로.'

kt 위즈가 천신만고 끝에 삼성 라이온즈에 승리를 거뒀다. kt는 28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삼성과의 3연전 마지막 경기에서 8대3으로 승리, 시즌 삼성전 6연패 끝에 귀중한 첫 승을 따냈다. 경기 전 조범현 감독이 "어떻게 하면 삼성을 이기겠느냐"라는 농담 섞인 걱정을 드러냈는데, 선수들이 이 말이라도 들었는지 공-수 모두에서 만족할만한 모습을 보이며 완승을 거뒀다.

창단 첫 연속 타자 홈런을 때려낸 앤디 마르테-댄블랙 듀오, 그리고 선발로 등판해 8이닝 3실점으로 호투한 크리스 옥스프링의 활약도 좋았지만 단연 이날의 히어로는 오정복이었다. 상대 좌완 선발 차우찬을 맞이해 1번타자로 첫 선발출전한 오정복은 2안타 4타점을 몰아치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삼성 소속이던 지난 2010년 6월29일 롯데 자이언츠전 4타점 기록 이후 첫 4타점 경기였다. 영양가가 매우 높았다. 2회초 선제 2타점 적시타를 때려낸 것에 이어, 삼성에 2-3 역전을 허용한 4회초 재역전을 시키는 천금같은 2타점 2루타를 때려냈기 때문이다. 오정복의 역전타에 힘입어 kt 공격이 활로가 풀렸고 이후 마르테와 블랙의 홈런포 등이 터지며 4회 6득점 빅이닝이 완성됐다. 여기서 일찌감치 kt가 승기를 가져온 경기였다.

삼성전 뿐 아니다. 오정복은 kt 유니폼을 입은 후 믿을 수 없는 활약을 펼치고 있다. NC 다이노스에서 트레이드 된 후 23일 LG 트윈스전에 곧바로 선발 출전해 극적인 역전 스리런 홈런 포함, 멀티히트를 기록하며 조 감독의 눈도장을 받았다. 이 경기 포함 삼성전까지 6경기에서 4경기 2안타씩을 쳤다. 24일 LG전도 1안타 1타점으로 괜찮았다. 유일하게 안타가 없었던 26일 삼성전도 볼넷 1개를 얻어내며 연속 출루 기록은 이어갔다. 오정복의 가세로 테이블세터진에 활력이 생긴 kt다. 외야 수비도 어느 포지션이나 가능해 외야에 건강한 경쟁이 유발되고 있다.

사실 오정복은 삼성에서도 유망주로 손꼽혔던 선수. 2009년 신인드래프트에서 2차 7라운드 늦은 순위에 삼성의 지명을 받았지만, 2010 시즌 100경기에 출전해 7홈런 36타점을 기록하며 존재감을 알렸다. 삼성은 타격에 재능이 있고 펀치력을 갖춘 오정복의 잠재력을 감안하고 일찍 병역 의무를 마치게 하려 했다. 2011 시즌 종료 후 경찰 야구단에 입대를 했다. 당시 2차 드래프트가 열렸는데, 삼성은 막 군입대한 선수를 데려갈 팀이 없을 것이라는 판단에 오정복을 보호선수 명단에서 제외했다. 그런데 신생팀 NC가 오정복의 가능성에 초점을 맞추고 2차 드래프트를 통해 그를 선택했다. 삼성의 계산이 엇나간 순간이었다.

지난 시즌 NC에서 47경기에 뛰었다. 큰 두각은 나타내지 못했다. NC도 1군 데뷔 후 강팀이 되며 오정복이 뛸 자리가 여의치 않았다. 그러던 중 삼성 시절부터 오정복의 기량과 파이팅을 눈여겨보던 조범현 감독의 부름을 받고 kt에서 새 야구 인생을 시작하게 됐다. 조 감독은 말 없이 선발 출전이라는 믿음으로 그를 지원했다. 그리고 자신이 야구를 처음 시작했던 대구에서 조 감독에게 큰 선물을 안겼다.


대구=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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