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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신'의 파격, 김태균 3번-이종환 4번 이유는?

이원만 기자

기사입력 2015-06-28 17:55


"3번과 5번이 해결을 못해줬거든."

28일 인천 SK 행복드림구장. SK 와이번스와의 원정경기를 앞둔 한화 이글스 김성근 감독은 경기 시작 약 1시간전에 쇼다 고조 타격코치와 원정 감독실에서 독대를 했다. 이날 타순을 논의하기 위해서다. 보통 타순 구성에 관해서는 김 감독이 전권을 갖고 있다. 하지만 간혹 타순 구성에 어려움을 겪을 때는 쇼다 코치에게 일임하기도 한다. 전날 SK전 때도 타순 구성을 쇼다 코치에게 완전히 맡겼다. 쇼다 코치가 타순 구성을 완전히 작성한 것은 시즌 세 번째다. 앞서 두 차례 중 한 번은 승리했고, 한 번은 우천 취소됐다.


한화 이글스와 SK 와이번스의 2015 프로야구 주말 3연전 3차전이 28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다. 한화 김태균과 조인성이 외야에서 스트레칭 훈련을 하고 있다.
한화는 선발투수로 3승 3패, 방어율 5.19의 송창식을 내세웠다. SK에서는 3승 5패, 방어율 5.06의 켈리가 선발투수로 나섰다. 인천=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15.06.28/
이날 경기의 타순은 김 감독이 만들었다. 쇼다 코치와 독대한 것은 의견을 참고하기 위해서다. 김 감독은 "전날 졌기 때문에 쇼다 코치에게 맡기지 않았다"며 웃었다. 그리고는 취재진에게 "라인업을 보면 깜짝 놀랄 것이다. 어디 한번 맞혀봐라"고 하면서 '파격 라인업'을 예고했다.

잠시 후 공개된 이날 한화의 라인업은 역시 파격적이었다. 이용규-장운호의 테이블세터진은 전날과 마찬가지. 그러나 3번 이후 중심타선은 상당히 의외였다. 일단 '붙박이 4번'인 김태균이 3번 타순으로 올라왔다. 그리고 좌타자 이종환이 지명타자로 4번 자리를 꿰찼다. 5번은 이날 처음 1군에 올라온 2루수 이시찬의 몫이다. '클린업 트리오'를 전면 개조한 것이다.


7일 오후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 파크에서 2015 프로야구 KT와 한화의 경기가 열렸다. 사진은 한화 이종환
대전=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5.06.07.
김태균의 3번도 의외지만, 4번 타자로 이종환이 나선 것 또한 획기적이다. 그럴만도 한 것이 2009년 KIA 타이거즈 육성선수로 입단한 뒤 2010년 정식 선수로 등록된 이종환은 이전까지 4번 타자로 선발 출전한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이날이 프로데뷔 후 1군에서 218경기 만에 처음으로 4번 타자로 선발 출전한 날이다.

왜 김 감독은 이렇게 파격적인 라인업을 구성한 것일까. 이유는 역시 '득점력 강화'에 있었다. 특히 전날 SK에 6대8로 끝내기 패배를 당했던 것이 결정적 이유다. 김 감독은 "어제 3번과 5번에서 해결을 못해주는 바람에 졌다"며 아쉬워했다. 실제로 27일 경기에서 한화의 3, 5번은 각각 이성열(좌익수)과 정근우(2루수)가 맡았는데, 이들은 각각 3타수 무안타, 5타수 1안타에 그쳤다. 중심타선에서 공격의 실마리를 풀어주지 못한 것이다. 김 감독은 이런 면을 27일 경기의 패인 중 하나로 분석했다. 그래서 새로운 변화를 들고나온 것이다.

일단 김태균의 전진배치는 최근 향상된 타격감 덕분이다. 김 감독은 "김태균의 경우에는 상당히 안정적으로 자신의 밸런스에서 스윙을 하고 있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실제로 김태균은 최근 10경기에서 4할1푼2리에 5홈런 13타점으로 뛰어난 활약을 펼쳤다. 결국 테이블세터진이 만든 득점 찬스를 앞에서 적극적으로 쓸어담으라는 주문이다. 4번 이종환은 좌타자라 이날 SK 우완선발 켈리 공략에 앞장서라는 뜻이 담겼다. 김 감독은 "우리(한화)는 아직도 뭔가를 고정해놓을 팀이 아니다. 상황에 따라 수시로 변화를 줘야 살아남을 수 있다"고 했다. 안주를 거부하는 김 감독의 '파격'이 어떤 결과로 이어질 지 주목된다.


인천=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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