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라이온즈 구자욱은 어찌보면 신기하다.
확실한 주전도 아닌데 주전만큼 경기에 출전하고 있다. 고정된 자신의 포지션이 없이 규정타석을 채운 선수는 찾기 쉽지 않다. 게다가 주전이 꽉 찬 삼성에서 이렇게 뛴다는 것은 의외라고까지 할 수 있을 듯.
주전들이 빠질 때 그 자리를 완벽하게 메워준다. 시즌 초반 채태인이 무릎 수술에서 회복이 덜 되자 1루수로 출전했고, 채태인이 돌아올 때쯤 박한이가 펜스에 부딪히며 다치는 바람에 이후엔 우익수로 나섰다. 채태인과 박한이가 모두 돌아왔을 땐 박해민과 중견수 자리를 놓고 다퉜다. 수비가 좋은 박해민이 선발로 나가는 경우가 많았지만 타격이 부진했을 땐 구자욱이 선발로 나가기도 했다. 중간 중간 채태인이 아플 때 1루수로 언제나 출격 대기.
23일 부산 롯데전서는 부상으로 1군에서 제외된 박석민의 포지션인 3루수로 출전했다. 입단 당시 3루수였던 구자욱이지만 상무를 거치며 3루수보다는 외야수와 1루수로 더 많이 출전했던 터라 수비에 대한 걱정이 있지만 최근 타격이 워낙 좋아 삼성 류중일 감독이 3루수 구자욱 카드를 냈고 이는 적중했다. 이날 구자욱은 2번타자로 나와 4안타를 때려냈다. 자신의 데뷔후 한경기 최다안타다. 9회초엔 우월 솔로포까지 터뜨리는 등 6타석 5타수 4안타 1볼넷 2득점 1타점을 기록하며 2번타자로서 훌륭히 임무를 수행했다.
구자욱은 23일 현재 64경기에 출전해 타율 3할2푼(197타수 63안타)으로 타격 11위에 올라있다. 팀내에선 타격 1위다. 특히 6월들어 상승세다. 6월 15경기서 32타수 16안타로 타율이 무려 5할이나 된다.
구자욱은 "최근 경기에 못나갈 때 훈련을 많이 했다. 김한수 코치님의 지도로 타격폼을 조금 바꿨는데 그것이 효과를 보고 있다 바뀐 폼이 나에게 잘 맞는 것 같다"고 했다. 안타 하나라도 더 치겠다는 타격에 대한 끝없는 욕심이 대단하다. 홈런을 친 9회초 타석을 "나 자신과의 싸움이었다"라고 표현했다. 꼭 안타를 쳐서 4안타를 기록하겠다는 의지로 나섰다고.
기존 외야수와 1루수에 3루수까지 더하며 멀티 수비수가 된 구자욱은 자신의 타격 재능으로 기회를 얻었고, 행운처럼 찾아오는 기회에서 실력으로 자신의 가치를 높이고 있는 중이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
2015 KBO리그 두산베어스와 삼성라이온즈의 경기가 21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 삼성 구자욱 잠실=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15.05.21/ |
|
[
※보도자료 및 기사제보 news@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