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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셋업맨부진 SK 불펜운용 방법이 없나

노재형 기자

기사입력 2015-06-22 08:39


SK 윤길현이 지난 21일 인천 삼성전에서 7회초 박한이에게 중월 투런홈런을 허용하고 있다. 인천=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앞과 뒤를 혼자서 다 막을 수는 없다.

SK 와이번스가 좀처럼 상승세를 잇지 못하고 있다. 지난 19일과 21일 인천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의 경기에서 연패를 당했다. 그 이전 대전 한화 이글스와의 3연전서 위닝시리즈로 모처럼 반등 기회를 잡았지만, 삼성의 벽에 부딪히고 말았다. 연패의 원인 중 하나는 부진한 불펜진. SK는 지난주 정우람을 마무리 돌리고, 윤길현에게 셋업맨을 맡기는 불펜보직 개편을 단행했다. 2년만에 돌아온 정우람의 경기감각이 정상궤도에 올랐고, 윤길현을 중간에서 좀더 폭넓게 써보자는 게 김용희 감독의 의도다.

하지만 개편 직후부터 효과보다는 부작용이 크게 나타나고 있다. 21일 삼성전에서는 2-2 동점이던 7회초 2점을 내주며 결국 3대4로 패했는데, 윤길현의 기용이 패전으로 이어졌다. SK는 7회초 1사 2루서 선발 윤희상을 내리고 윤길현을 마운드에 올렸다. 하지만 윤길현은 박한이에게 134㎞짜리 높은 슬라이더를 던지다 가운데 담장을 넘어가는 투런홈런을 허용하고 말았다.

선발 윤희상이 호투하고 있었고, 직전 6회말 공격에서 이재원의 적시타로 동점을 만든 상황에서 곧바로 리드를 빼앗겼다는 점이 무척 뼈아팠다. SK는 8회말 한 점을 만회했지만, 삼성의 두터운 불펜진을 뚫지 못하고 한 점차로 무릎을 꿇었다.

지난 19일 경기도 마찬가지 양상이었다. SK는 선발 김광현의 호투를 앞세워 7회까지 3-2로 리드를 잡고 있었다. 하지만 8회초 등판한 전유수가 나바로와 최형우에게 연속안타를 맞고 내려갔고, 이어 윤길현이 이승엽을 볼넷으로 내보낸 뒤 채태인에게 싹쓸이 2루타를 얻어맞은데 이어 이지영에게 다시 적시타를 허용하며 한꺼번에 4실점, 경기를 그르치고 말았다.

계획대로 마무리 정우람에게 세이브 기회가 주어져야 하는데, 오히려 정우람은 21일 경기에서 1점차 뒤지고 있던 9회초에 등판했다. 중간이 든든해야 마무리까지 연결될 수 있다고 보고 정우람을 시즌 시작부터 셋업맨으로 기용했는데, 이번에는 마무리까지 다리를 놓는 중간투수들이 부진하니 골치가 아플 수 밖에 없다.

윤길현이 삼성전 2경기서 연속 실점을 했다는 것도 불펜 개편 목적과 아주 동떨어진 결과다. 윤길현은 지난달 19일 한화전에서 시즌 12세이브를 기록한 뒤 마무리이면서도 추가 세이브 기회를 갖지 못했다. 그 사이 SK는 불펜진 개편을 놓고 고민을 거듭한 끝에 지난주 결단을 내린 것이다. 그러나 윤길현이 중간서 믿음을 주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다른 해법을 찾기는 쉽지 않다.

SK는 윤길현 말고도 전유수와 문광은이 필승조로 활약하고 있다. 순서로 따지면 전유수가 먼저 나가고 윤길현과 문광은이 상황에 따라 이어던지는 방식이다. 문광은은 지난 17일 한화전에서 1이닝 3실점했고, 전유수는 6월 들어 7경기 가운데 4경기서 실점을 했다. 이들이 부진하면 방법이 없다. 다시 정우람을 중간으로 이동시키고 윤길현 또는 다른 투수에게 뒷문을 맡겨야 하는데, 그러면 같은 상황을 되풀이하는 것 밖에 안된다.

앞 뒤 모두를 안정시킬 수 있는 마땅한 방법은 사실 없다. 정교하게 투수를 교체하는 용병술도 필요하지만, 무엇보다 이들 모두 하루빨리 안정을 찾아야 한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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