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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주 박세웅, 구위는 좋은데 머나먼 첫 승

박재호 기자

기사입력 2015-06-17 08:03 | 최종수정 2015-06-17 08:03


기대주 롯데 박세웅(20)의 첫 승 도전기가 눈물겹다. 구위는 갈수록 좋아지고, 경험도 쌓여가는데 첫 승은 가물가물이다.

올시즌 14경기(선발 10경기)에서 6패만을 안았다. 평균자책점도 7.08에 달한다. kt에 입단했다가 지난달 2일 롯데로 트레이드돼 왔다. 기대치는 최고였다. 박세웅을 내준 kt는 '씨감자를 쪄 먹었다'는 비난을 들었다. 롯데는 성장가도를 달리던 포수 장성우를 내줬지만 표정관리가 안될 수준이었다. 하지만 박세웅은 아직 첫 승 신고를 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 16일 하룻밤새 박세웅은 천국과 지옥을 맛봤다. 넥센전에 선발로 나와 3회까지는 무결점 피칭을 했다. 4회 들어 갑자기 흔들렸다. 선두타자 김하성에게 좌전안타, 2번 고종욱에게 중월 2점홈런(5호), 3번 문우람에게 내야안타, 4번 박병호에게 또다시 우중간 안타를 맞았다. 5번 유한준을 삼진으로 잡으며 한숨을 돌렸지만 이후 두개의 폭투까지 나왔고, 6번 김민성에게 1타점 우전안타를 또 맞았다. 결국 3⅓이닝 6안타 4실점 조기강판. 루키 선발 대결에서 넥센 김택형(19)은 5이닝 1실점으로 시즌 2승째를 챙겼다.


2015 KBO리그 넥센히어로즈와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가 16일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열렸다. 롯데 선발투수 박세웅이 넥센 타선을 상대로 역투하고 있다.
목동=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15.06,16/
프로야구 신인은 극도의 스트레스와 피로감을 호소하기 쉽다. 박세웅의 경우 주위 기대라는 이중고를 겪었다. 시범경기의 호투와 미디어데이에서 보여준 사령탑들의 칭찬, 팬들의 환호는 박세웅의 어깨는 갈수록 무겁게 짓눌렀다. 프로의 벽은 높았다. 아마시절과는 차원이 달랐다. 피로가 쌓였고, 조급증도 생겼다. 롯데로 올 당시는 체중까지 팍 줄었다. 최근 부산에 숙소를 얻었고, 모친이 직접 먹거리를 챙기면서 체중이 4㎏정도 늘었다. 2군에 다녀오니 구속이 다시 올라왔다. 중간계투로 나올때는 147㎞, 149㎞까지 찍혔다. 16일 선발등판의 최고구속은 146㎞. 빠른 볼만 있는 것은 아니었다. 16일 경기 초반엔 슬라이더와 포크볼 등 변화구 제구력도 좋았다. 문제는 위기관리능력. 한순간 평정심을 잃자 와르르 공든탑이 무너졌다. 경험, 그것도 분수령이 될만한 경험이 필요하다. 박세웅은 "덕아웃에서 우리팀이나 상대팀 에이스의 피칭 모습을 유심히 살펴보곤 한다. 잘 던지는데는 이유가 있다"고 했다. 배워가는 과정이지만 첫 승 단추만 꿰면 모든 것이 술술 풀릴 것만 같다.


2015 KBO리그 넥센히어로즈와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가 16일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열렸다. 넥센 4회말 무사 1루에서 고종욱이 중월 투런홈런을 치고 그라운드를 돌고있다. 박세웅(왼쪽)이 무심한듯 포수쪽을 쳐다보고 있다.
목동=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15.06,16/
롯데는 선발 고민이 크다. 린드블럼과 에일리 송승준 등 3명만이 선발축을 맡고 있다. 김승회는 손톱이 깨져 성가시는 상황이고 이상화도 2군에서 올라왔지만 큰 믿음을 주진 못하고 있다. 구위 등을 종합하면 박세웅은 훌륭한 선발대안이다. 롯데의 미래를 위해서도 꼭 키워야하는 선수다. 성장통의 연속, 잡힐 듯 잡히지 않는 첫 승. 박세웅이나 지켜보는 벤치나 속이 타들어가기는 마찬가지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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