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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박병호랑 홈런왕 경쟁을 한다고요?"
"내 목표는 오직 명예 회복."
강민호는 "주변에서 이런저런 말씀들을 많이 해주시는데 나는 이제 신경쓰지 않는다"고 했다. 홈런왕 타이틀을 따낼 수 있다는 얘기부터 포수 최초 3할-30홈런-100타점, 골든글러브, MVP 등의 얘기가 난무한다. 강민호는 "정말 솔직히 수치상 목표는 없다"고 말하며 "내 목표는 단 하나였다. 명예회복"이라고 힘줘 말했다. 지난 시즌을 앞두고 75억원이라는 거액을 받았다. FA 계약 선수로서 책임감을 보여주고 싶었는데 지난해 뜻대로 되지 않았다. 그 명예회복을 꼭 하고 싶었단다. 강민호는 "그래도 야구는 기록의 스포츠 아닌가. 굳이 수치로 따지자면 20홈런은 꼭 치고 싶었다. 그런데 벌써 목표를 이뤘다"며 밝게 웃었다.
그래도 강민호의 무서운 홈런 페이스에 포수 홈런왕이 탄생하는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온다. 실제 현재 한국야구위원회 홈페이지 기록실에는 강민호의 사진이 크게 걸려있다. 홈런 부문 선두. 2위 NC 다이노스 테임즈와 2개 차이고 3위 삼성 라이온즈 나바로도 20홈런에 그치고 있다.
그런데 강민호가 꺼낸 이름은 박병호다. 3년 연속 홈런왕 자리에 오른 박병호는 올시즌 강민호의 미친 활약에 가려져 그렇지, 19홈런으로 꾸준함을 유지하고 있다. 강민호는 "결국 박병호가 치고 올라오고 있지 않느냐"라며 선수 입장에서 홈런왕 타이틀은 결국 박병호가 따낼 가능성이 높다고 은근슬쩍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강민호는 "내가 박병호와 홈런왕 경쟁을 한다는 얘기는 말도 안되는 일"이라고 밝혔다. 이어 "내 개인 타이틀은 아무 관심 없다. 진짜 20홈런으로 만족한다. 다만, 딱 하나 바라는 건 팀 성적이 좋아졌으면 하는 바람 뿐"이라고 덧붙였다.
"우리 시합구때문에 홈런 많다고요?"
롯데가 사용하는 공인구는 지난 KBO의 1차 수시 검사에서 기준 반발력을 초과했다. 그래서 '탱탱볼'이라는 오명을 사고 있다. 물론, 최근 진행한 2차 수시 검사에서는 합격 판정을 받았다.
그래서 강민호의 홈런도 억울하게 오명을 쓰는 측면이 있다.
그런데 강민호의 홈런을 분석해보면 그런 말을 꺼낼 이유가 없다. 올시즌 23홈런 중 홈인 사직구장에서 13개, 나머지 원정 경기에서 10개를 쳤다. 제2의 홈구장인 울산에서는 0개다. 롯데 공인구 때문에 강민호의 홈런 페이스가 좋다고 억지를 부릴 수 있는 수치가 아니다. 올시즌 달라진 타격폼과 마음가짐이 만들어내고 있는 홈런이다. 13일 SK전 23호 홈런이 좋은 예다. 몸쪽 공을 왼손만 돌려 닌자가 칼을 휘두르듯한 스윙으로 직선타를 날리는 장면, 확실히 달라진 강민호를 보여주는 모습이었다.
강민호는 "우리팀 공인구 가지고 말이 많은데, 그 공이 엄청난 반발력으로 진짜 잘나간다는 건 오해다. 그런 부분을 크게 느끼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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