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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트윈스는 장고 끝에 15일 외국인 야수(좌타자) 잭 한나한(35)을 웨이버 공시로 퇴출하고 대신 우타우타 루이스 히메네즈(27·도미니카공화국)를 영입했다.
외국인 선수의 성공 가능성을 점치는 건 무척 어렵다. 단 히메네즈가 한나한에 비해 돋보이는 건 젊고 건강하다는 점이다. 히메네즈는 1988년생으로 메이저리그에서도 유망주로 주목을 받았던 선수다. 이미 국내 여러 구단이 히메네즈에게 관심을 보였지만 전 소속팀이었던 밀워키 브루어스가 반대하면서 히메네즈의 한국행은 불가능했다. 히메네즈가 지난달 밀워키에서 보스턴 레드삭스로 트레이드가 되면서 장벽이 무너졌다. 히메네즈를 꾸준히 관찰했던 LG가 보스턴 구단에 의사를 타진, 전격적으로 영입하게 됐다.
국내 구단 스카우트들의 평가를 종합해보면 히메네즈는 '공수주'를 두루 갖춘 선수다. 아직 나이가 많지 않아 600경기 이상 출전의 한나한 처럼 화려한 메이저리그 경력은 없다. 히메네즈는 메이저리그 68경기에 출전, 타율 2할1푼7리를 기록했다. 마이너리그 트리플A에선 618경기에서 타율 2할9푼5리, 91홈런, 453타점, 82도루를 기록했다.
LG가 한나한을 포기한 결정적인 이유는 몸 상태 때문이다. LG는 지난해 12월말 한나한과 계약하면서 미국 현지에서 메디컬테스트를 했다. 그 과정에서 수술을 받았던 어깨와 팔꿈치 등의 상태를 유심히 살폈다. 당시 LG 구단은 전혀 문제가 없었다고 밝혔다. 한나한의 메이저리그 시절 DL리스트를 보면 허리, 종아리, 허벅지 등의 부상 경력은 없었다.
그랬던 한나한은 지난 1월 미국 1차 전지훈련 캠프에 합류한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종아리 근육통을 호소했다. 그때부터 정상적인 훈련 과정을 소화하지 못했다. 일본 2차 캠프에서도 상태는 크게 호전되지 않았다. 연습경기는 물론이고 3월 시범경기도 출전하지 않았다. 한나한의 궁금증은 증폭됐다. LG가 한나한을 영입하면서 투자한 돈은 100만달러(약 10억원, 사실상의 보장금액)다.
한나한은 복귀를 서둘렀다. 보여주어야 한다는 마음이 급했다. 그 과정에서 허리 통증까지 찾아왔다. 구단에서 기대를 걸었던 3루 수비가 불가능했다. 지난 4월말 1군으로 올리기 위한 마지막 전력질주 테스트에서 만족스럽지 않은 결과가 나왔다. 의무팀은 한나한의 1군행을 막았다. 하지만 한나한은 5월초 1군에서 뛰게 해달라고 간청했다. 양상문 LG 감독은 팀 타격이 부진한 상황에서 한나한이 타격은 할 준비가 됐다고 보고 지난달 7일 1군 콜업했다. 한나한은 이후 32경기에 출전, 타율 3할2푼7리, 4홈런 22타점, 득점권 타율 3할4푼5리, OPS 9할2푼3리를 기록했다. 기대치 보다 기록은 나쁘지 않았다.
그런데 한나한의 몸상태는 시간이 흘러도 좋아지지 않았다. 이미 LG 구단은 B플랜을 준비하고 있었다. 최근엔 허벅지 통증까지 찾아왔다. 몸이 아파서 맘껏 달릴 수가 없었다. 내야 땅볼에도 1루까지 전력 질주가 불가능했다. 2루에서도 동료의 단타에 홈까지 달리기는 힘들었다. 허리를 숙여야 하는 3루 수비는 엄두도 내지 못했다. 한나한은 "팀에 도움이 되지 못해 미안하다"는 말로 작별을 고했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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