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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서운했다" 하준호, 친정에 비수 꽂다

김용 기자

기사입력 2015-06-10 06:59



"처음엔 솔직히 서운했습니다. 하지만 kt에서 성공할 겁니다."

지금은 롯데 자이언츠가 아닌 kt 위즈 유니폼을 입고있는 하준호. kt맨이 9일 처음으로 친정 부산을 찾았다. 그리고 제대로 비수를 꽂았다.

하준호는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와의 경기에서 생애 첫 한 경기 멀티홈런을 터뜨리며 팀의 7대2 승리를 이끌었다. 하준호는 팀이 2-0으로 앞서던 3회초 1점을 달아나는 솔로포, 그리고 4-2로 추격을 받던 6회초 승리에 쐐기를 박는 스리런 홈런을 터뜨렸다. 롯데 에이스 린드블럼을 상대로 때려낸 2개의 홈런이기에 큰 의미가 있었다. 올시즌 롯데 소속으로 1개의 홈런을 쳐냈던 하준호는 시즌 홈런수를 3개로 늘렸다. 한 경기 멀티홈런은 당연히 처음이다.

하준호는 지난달 2일 양팀이 전격적으로 단행한 트레이드를 통해 팀을 옮겼다. 고향도 부산인데다 2008년 신인드래프트에서 2차 1라운드에 선발되는 등 롯데에 대한 애정이 남달랐다. 그래서 이 트레이드가 솔직히 서운했다. 하준호는 "처음에는 왜 나를 보냈을까 생각했다"고 했다. 하지만 kt는 기회의 땅이었다. 롯데에서는 1군과 2군을 오가는 정도의 입지였지만, 타력이 약한 kt에서는 하준호에게 주전 기회가 보장됐다. 그렇게 자신의 존재감을 알리고 있다. 하준호는 "서운했던 마음은 이제 없다. 이종운 감독님께서도 내가 잘되라고 그런 선택을 하셨다고 생각했다. kt에서 꼭 성공하겠다"고 이를 악물었다.

그렇게 다시 사직구장을 방문했다. 그리고 부산팬들에게 kt의 주전 외야수로 발돋움한 모습을 제대로 보여줬다. 이만한 성공 스토리가 또 있을까. 부산팬들도 이런 하준호를 보고 미워할 수만은 없을 듯 하다.

하준호는 경기 후 "최근 코치님들께서 조언을 많이 해주시고, 트레이너 파트에서 관리를 잘해주셔서 컨디션이 좋았다"고 말하며 "사직구장에서 홈런을 친 의미보다 생애 첫 멀티홈런이 너무 기쁘다. 친한 친구가 결혼을 해 인터뷰를 하며 축하하겠다고 약속했는데 그 약속을 지켜 기쁘다"고 말했다.


부산=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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