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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 김경문 감독의 고충, 고육지책 불펜야구

이명노 기자

기사입력 2015-06-08 06:00


"이렇게 불펜투수를 많이 쓴 건 감독하면서 처음일 걸."

NC 다이노스 김경문 감독은 최근 창단 이후 함께 해온 외국인 투수 찰리와 이별을 선택했다. 시간을 주고 기다려줬던 그에게도 인내심의 한계가 왔다. 찰리의 퇴출은 과부하가 걸리는 마운드를 살리기 위한 측면이 크다.


2015 KBO리그 NC다이노스와 두산베어스의 28일 창원 마산야구장에서 열렸다. 경기전 NC 김경문 감독이 선수들의 훈련을 지켜보고 있다.
마산=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15.05.28/
창단 이후 팀의 에이스 역할을 해왔던 찰리는 올해 12경기서 4승5패 평균자책점 5.74에 그쳤다. 에이스라고 부를 수 없는 성적이었다. 6이닝을 소화한 건 단 한 차례에 불과했다. 5회를 채우지 못하고 조기강판된 것도 5경기에 이른다.

지난해 NC는 선발투수의 투구이닝이 692⅓이닝으로 삼성(737⅓이닝)에 이어 최다 2위였다. 하지만 올해는 6일 현재 한화 이글스(241⅔이닝)에 이어 최소 2위(266⅔이닝)다. 찰리를 비롯해 토종 에이스 이재학이 무너지는 등 선발 로테이션이 붕괴됐기 때문이다.

김 감독은 "이렇게 불펜투수를 많이 쓴 게 감독하면서 처음인 것 같다. 사실 감독이 이렇게 불펜투수들을 쓰면 안된다. 선수들이 야구를 오래 해야 하지 않나"라고 말했다.

찰리의 퇴출을 결정한 것 역시 이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그는 "퀄리티 스타트가 한 번밖에 없었다. 구속도 계속 안 나오고…"라며 "창단팀에서 같이 땀 흘린 동료라 웬만하면 같이 가는 게 좋을 것이다. 처음만큼 좋아지지 않아도, 어느 정도만 되도록 기다렸다. 그런데 4월은 '설마' 하면서 가고 5월은 기다렸는데 전혀 아니였다"며 입맛을 다셨다.

김 감독은 "1년 농사는 다같이 고생하는 것이니 결정을 내렸다. 지금 시기에 입맛에 맞는 외국인 선수를 찾는 건 어렵지만, 구단에서 좋은 선수를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어느 누구보다 '장기 레이스'를 대비해 선발 야구를 지향하는 사령탑이다. 현재 NC는 좋은 성적을 내고 있지만, 불펜진에 알게 모르게 걸리는 과부하가 있다. 외국인 투수의 교체, 그리고 마무리 김진성의 불펜 복귀와 필승계투조 이민호의 선발 전환은 NC 마운드의 변화를 의미한다. 김 감독의 선발 야구를 다시 볼 수 있을까.


창원=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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