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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트리 확대-투수보다 야수가 늘었다. 왜?

권인하 기자

기사입력 2015-06-04 06:06


올시즌을 앞두고 현장의 감독들은 엔트리 1명을 늘려야 한다고 강력하게 주장했다. 26명 등록-25명 출전을 27명 등록-26명 출전으로 바꿔달라는 것. 당초 2명을 늘려달라고 했지만 KBO와 구단이 난색을 표하자 그나마 1명으로 줄였다.

이유는 늘어난 경기수 때문. 2013년과 지난해엔 9개 구단 체제로 팀당 128경기씩을 치르며 평균 한달에 한번 꼴로 쉬는 기간이 있었지만 올해는 팀당 144경기로 늘어난데다 휴식기 없이 빡빡한 일정을 소화해야 하는 상황이다. 현재의 선수 구성으론 체력적인 부담이 크고 이는 타자보다 투수에게 더 큰 부담이 된다는게 감독들의 주장이었다. 현재의 엔트리로는 지난해 불어닥친 타고투저의 바람을 잠재울 수 없다는 것이었다. 투수를 더 기용할 수 있게 엔트리를 늘려달라고 했고 결국 KBO 이사회는 엔트리를 1명 늘렸다.

26명 엔트리 체제에선 대부분의 팀들이 투수 12명, 야수 14명으로 구성한다. 팀의 사정에 따라 투수 수가 1명 적거나 많을 경우가 있지만 기본적인 틀이 투수 12명이다. 올해 엔트리가 1명 늘었으니 투수가 13명이 되지 않을까 생각했지만 3일 현재 엔트리를 살펴보면 꼭 그렇지만은 않았다.

투수를 13명 쓰는 팀은 삼성과 롯데, 한화, kt로 4개팀 뿐이었다. 넥센과 LG, SK, KIA, 두산이 12명을 올렸고, NC는 11명 밖에 되지 않았다. 결국 6개 팀은 투수가 아닌 야수를 1명 더 쓰고 있는 셈이다. 게다가 kt는 신생구단이라 엔트리가 1명 더 늘어나 있으니 투수를 14명까지 둘 수도 있지만 13명이니 사실상 kt도 늘어난 1명의 엔트리를 야수쪽으로 썼다고 볼 수 있다.

왜 그럴까. 현장에서는 대부분 "올릴 투수가 없다"고 한다. 올려봤자 더 맞기만 하는 투수를 굳이 엔트리에 넣을 필요가 없다는 것. 또 이제껏 12명으로 써왔던 체제를 시즌 초반 적용했는데 아직 힘들다는 느낌을 받지 못하기 때문에 1명의 여유를 대수비나 대주자, 대타 요원으로 채우는 것이란 의견도 있다. 쓰는 투수는 한정돼 있고 실력이 모자란 투수를 쓰느니 야수를 보강해 상황에 맞춰 다양한 작전이 가능하도록 한 것이라 볼 수 있을 듯하다.

무조건 투수를 늘려 마운드를 강화하는 것이라기 보다는 1명 정도 여유를 둬 팀 사정에 따라 전력을 만들어 갈 수 있다는 점 자체가 엔트리 확대의 효과라 볼 수 있을 것 같다. 현재 투수를 11∼12명으로 구성한 팀들이 여름이 오면 투수 수를 늘릴 수도 있다.

시즌 초반엔 타고투저 현상이 없어 보였지만 최근 들어 타격의 상승세가 보이기 시작한다. 마운드를 보강할까. 타선을 더욱 강하게 할까. 앞으로 각 팀의 엔트리 구성이 궁금해진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1일 오후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2015 프로야구 두산과 한화의 경기가 열렸다. 한화 김성근 감독이 덕아웃에서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대전=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5.0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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