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이 잘한 게 뭐가 있나. 선수들이 잘 했다. 지금 쌓아둔 승수가 7,8월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NC 다이노스가 1군 진입 3년차에 새로운 역사를 썼다. 월간 최다승 타이 기록을 세운 것이다. 31일 광주-기아 챔피언스 필드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의 원정경기에서 7대6으로 승리했다.
5월에만 20승1무5패. 지난 2009년 KIA가 8월 한 달 동안 24경기서 20승4패를 기록한 이래, KBO리그 역대 두 번째로 월간 20승이 나왔다. 기존 5월 최다승이었던 19승(1991년 해태, 1998년 2001년 현대, 2005년 2014년 삼성)을 넘어 5월 역대 최다승 기록도 새로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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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KBO리그 NC다이노스와 두산베어스의 28일 창원 마산야구장에서 열렸다. 경기전 NC 김경문 감독이 선수들의 훈련을 지켜보고 있다. 마산=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15.05.2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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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에 앞서 대기록을 썼던 2009년 KIA는 놀라웠다. 당시 KIA는 5월 중순부터 오랜 시간 3위를 유지하다 강력한 선발진을 앞세워 상승세를 탔고, 7월 31일 2위, 8월 2일 1위로 치고 올라왔다. 이후 선두 자리를 끝까지 유지했다. 8월 승리 퍼레이드는 KIA의 페넌트레이스 우승과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끈 원동력이었다.
NC의 5월 기적도 만만치 않다. 승률만 놓고 보면 2009년 8월의 KIA에 조금 미치지 못하지만, 5월을 9위로 맞이했던 NC는 한 달만에 순위표 가장 위에 위치하게 됐다. 원투펀치인 찰리와 이재학이 부진해 2군으로 내려가고, 마무리 김진성이 오른쪽 종아리 근육 파열로 자리를 비운 상황에서 거둔 성적이기에 더욱 놀랍다.
31일 경기 역시 좌완 중간계투인 손정욱이 데뷔 처음 선발등판할 정도. 선발 로테이션이 완전히 무너진 상태에서 젊은 불펜진의 활약과 응집력을 보인 타선의 힘이 NC의 최다승을 이끈 원동력이었다. 이날도 손정욱이 2이닝 4실점하고 강판됐지만, 데뷔 첫 등판한 두 번째 투수 우완 언더핸드스로 박진우가 3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하며 승리를 가져왔다.
김경문 감독 스스로도 놀란 5월이었다. 그는 31일 경기에 앞서 "나도 5월에 우리가 이 정도로 잘 할 줄 몰랐다. 4월까지 기록한 마이너스를 어떻게 플러스로 만들지만 생각했는데, 이 정도일 줄은 생각도 못했다"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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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KBO리그 NC다이노스와 두산베어스의 28일 창원 마산야구장에서 열렸다. NC 선수들이 두산을 5대0으로 누르고 8연승을 확정한후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마산=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15.05.2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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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는 4월 10승14패로 승패차 '-4'였다. 하지만 이날 승리로 30승1무19패를 기록하며 이를 '+11'로 만들었다. 하지만 김 감독은 만족을 경계했다. 그는 "지금 순위는 아무 의미가 없다. 1위와 7,8위가 5~6경기차 안쪽이다. 하지만 지금 쌓아둔 승수가 7,8월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144경기 체제가 되면서 체력이 떨어지는 여름철 승부의 중요성은 커질 것이다. 김 감독은 미래를 위해 승수를 번 것에 대해 의미부여를 했다. 또한 "우리 투수들이 경험이 부족하다. 던지면서 만들어 가야 한다. 잘 해주고 있지만, 불펜만으로 야구를 할 수는 없다. 결국 선발투수들이 6이닝을 책임지며 뼈대를 갖춰줘야 한다"며 선발진의 분발이 필요하다고 했다.
김 감독은 사령탑보다는 다른 구성원들 덕에 5월 상승세가 가능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결국 선수들이 잘 해서 이기는 것이다. 감독은 많이 응원해주고, 냉철히 결정할 뿐"이라며 "어려운 상황에서 고참부터 잘 뭉쳐줬다. 코칭스태프도 마찬가지였다. 열심히 뛰어준 선수들과 코칭스태프에게 고맙다. 지금 성적은 모두 잊고, 6월은 새로운 경기를 한다고 생각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광주=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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