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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 코칭스태프가 본 이호준 회춘의 비결은?

이명노 기자

기사입력 2015-06-01 09:54


우리 나이로 마흔, 하지만 그의 시간은 거꾸로 가고 있다. NC 다이노스의 '맏형' 이호준(39)의 회춘이 놀랍다.

이호준은 5월까지 팀이 치른 50경기 중 48경기에 나와 타율 3할3푼1리 14홈런 62타점을 기록중이다. 타점 부문 부동의 1위. 여기에 홈런(공동 6위), 장타율(6할6푼3리, 4위) 등 각종 공격 지표에서 최상위권에 위치하고 있다.


NC 이호준. 잠실=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5.05.14/
나이가 들수록 성적은 떨어지기 마련이다. 하지만 그는 반대다. 지금의 페이스가 언제까지 이어질지 모르지만, NC에서 보낸 지난 2년간의 성적보다 월등히 뛰어나다. 2013년 타율 2할7푼8리 20홈런 87타점을 기록한 이호준은 지난해 2할7푼1리 23홈런 78타점을 기록했다.

5월까지 성적을 144경기로 환산해보자. 단순 계산으로는 40홈런, 178타점을 올리는 페이스다. 이호준의 데뷔 후 한 시즌 최다 홈런은 2003년의 36개, 최다 타점은 2004년의 112개다. 역대 한 시즌 최다 타점은 2003년 삼성 라이온즈 이승엽의 144개, 이호준은 그 다음해 타점왕을 차지했다. 데뷔 후 유일하게 그가 품에 안은 타격 부문 타이틀이다.

지금의 이호준은 2003년, 2004년, 그의 최전성기 시절을 보는 것 같다. 2003년까지 SK 와이번스에서 타격코치를 하면서 이호준을 지도했던 박승호 NC 타격코치는 당시 그의 모습을 가장 잘 아는 이 중 한 명이다. 박 코치는 "워낙 노림수가 좋은 타자가 아닌가. 지금은 최고 경지에 올랐다. 타석에서 여유도 있고, 정신적인 부분도 큰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호준과 '말이 잘 통한다'며 흐뭇해 했다. 최고 베테랑 타자임에도 지적을 잘 받아들이고, 여전히 코칭스태프에게 묻는 자세가 돼있다는 것이다. 이호준은 밸런스가 조금 흐트러졌을 때, 문제점을 찾고 고치려 애쓴다. 여전히 노력하는 모습이다.

전성기 시절과 비교를 묻자, 박 코치는 "그땐 젊을 때였다. 2003년에는 좌측으로 당겨치는 홈런이 많았다. 하지만 SK 시절 막판부터는 우측으로 홈런 타구가 점점 많아지더라. 올해는 우측은 물론, 좌측으로 넘어가는 타구도 다시 늘었다"고 답했다.


NC 이호준과 김경문 감독. 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나이가 들었어도 분명 그는 진화했다. 언젠가부터 두려워진 몸쪽 공에 대한 '승부'다. 김경문 감독 역시 "인앤아웃 스윙으로 밀어치는 게 80~90%인데 노림수를 갖고 당겨치는 공도 좋은 타구가 나오고 있다"며 그의 노림수를 인정했다.


캠프 때 직접 상대의 집요한 몸쪽 승부에 대해 해법을 제시했던 그였다. 김 감독은 "호준아, 너무 밀어치려고만 한다. 몸쪽 공을 포기하지 마라"고 했고, 이호준은 그의 조언을 빠르게 받아들였다.

김 감독은 "나이가 들면, 몸이 안 따라줘서 문제가 된다. 머릿속에 든 것은 많은데 체력적으로 몸이 따라오질 못한다. 하지만 호준이는 좋은 몸을 갖고 있다. 타자로서 치는데 있어 좋은 자질과 좋은 체력이 있다"며 이호준이 회춘할 수 있었던 비결을 설명했다.

이어 "사실 캠프 때는 걱정을 많이 했다. 열심히 하다가 허리를 다쳐서 20일 정도 쉬었다. 한국으로 돌려보내려는데 아예 움직일 수가 없어서 계속 미국에 있었다. 그런데 시범경기부터 시작해서 더 잘 하더라"며 웃었다.

이호준의 놀라운 타점 페이스보다 더 기분 좋은 건 '내용이 있는 타점'이 나와서 였다. 김 감독은 5월 월간 최다승(20승) 타이기록의 비결로 고참들을 중심으로 똘똘 뭉친 선수단을 꼽았다. 이호준에 대한 신뢰는 그 중심에 있었다.


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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