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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관론자는 장미를 보면 꽃보다 먼저 가시를 먼저 본다'고 했던가. 주전 2루수 안치홍과 유격수 김선빈이 지난 시즌이 끝나고 군 복무를 위해 전력에서 빠지자 많은 이들이 KIA 타이거즈 내야 센터라인 약화를 걱정했다. 전력에서 사라진 주축 선수만 생각했지 기존 선수, 새얼굴들의 기량을 고려하지 않은 전망이었다.
KIA는 전지훈련 때부터 주축 선수의 부상에 따른 상황에 대비하는 차원에서 여러가지 방안을 준비했다. 외국인 타자 브렛 필까지 스프링캠프 기간에 외야는 물론, 2루 수비 훈련까지 했다. 김민우 또한 3루수와 2루수 백업 후보였다. 사실 젊은 선수에 밀려 큰 기대를 하지 않았다. 하지만 김민우가 '플랜 B'에 대한 걱정을 가볍게 잠재웠다. 공격은 물론 수비에서도 말끔하게 우려를 지웠다.
2군에서 시즌을 시작한 김민우는 5월 초에 1군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다. 쓰임새가 다양한 백업 내야 요원. 대타 활용이 유력했다. 그런데 최근 분위기를 보면 최용규를 밀어내고 주전 2루수로 자리를 잡을 기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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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일 넥센 히어로즈전부터 24일 삼성 라이온즈전까지 12경기 중 11경기에서 안타를 때렸고, 7차례 멀티히트를 기록했다.
특히 홈구장인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강했다. 홈 7경기 타율이 5할5푼2리(29타수 16안타)이고, 타점 8개 중 6개를 홈 팬들 앞에서 뽑았다. 그는 지난 13일 kt 위즈전 연장 10회말에 끝내기 3점 홈런을 터트려 광주팬들을 열광시켰다. 자신의 프로 첫 끝내기 홈런이었다.
박흥식 타격코치는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좋은 활약을 해주고 있다. 경험이 많은 베테랑 선수라 따로 주문할 게 없다"고 했다.
주로 2루수로 나섰는데 3루수, 1루수로도 출전했다. 상황에 따라 타순도 자유롭게 오갔다. 테이블 세터인 1~2번, 하위타선의 6~7번, 9번 타자로 나섰다. 최근 활약을 보면 모든 자리에서 제 몫을 해내는 '만능키'다.
2002년 현대 유니콘스에 입단한 김민우는 프로 14년차다. 2013년 시즌이 끝난 뒤 넥센 히어로즈를 떠나 KIA로 이적했다.
최용규와 김민우의 주전 경쟁이 더 강한 KIA를 만드는데 기여할 것 같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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