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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끔찍한 상상, 36세 김민우가 없었다면

민창기 기자

기사입력 2015-05-26 05:56 | 최종수정 2015-05-26 06:02


KIA와 삼성의 2015 KBO 리그 주말 3연전 두번째 경기가 23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렸다. 5회말 1사 KIA 김민우가 좌중간을 가르는 3루타를 치고 있다.광주=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5.05.23/

'비관론자는 장미를 보면 꽃보다 먼저 가시를 먼저 본다'고 했던가. 주전 2루수 안치홍과 유격수 김선빈이 지난 시즌이 끝나고 군 복무를 위해 전력에서 빠지자 많은 이들이 KIA 타이거즈 내야 센터라인 약화를 걱정했다. 전력에서 사라진 주축 선수만 생각했지 기존 선수, 새얼굴들의 기량을 고려하지 않은 전망이었다.

김기태 감독 체제로 팀 분위기를 바꾼 KIA는 2루수 최용규(30), 유격수 강한울(24)로 시즌을 시작했다. 원광대 선후배인 두 선수 모두 풀타임 첫 시즌. 걱정이 컸는데 새 키스톤 콤비가 기대 이상으로 안정적인 역할을 해줬다. 김민호 수비코치는 "지난해 마무리 훈련 때부터 정면 타구를 중심으로 기본 훈련에 주력했는데, 생갭다 빨리 안정을 찾았다. 잘 따라준 선수들이 고맙다"고 했다.

그런데 5월들어 변수가 생겼다. 개막전부터 2루수로 출전해 온 최용규가 손등 부상으로 1군 엔트리에서 빠졌다. 첫 풀타임 출전이다보니 체력적인 문제도 작용을 했을 것이다. 최용규의 대안으로 떠오른 게 베테랑 김민우(36)다.

KIA는 전지훈련 때부터 주축 선수의 부상에 따른 상황에 대비하는 차원에서 여러가지 방안을 준비했다. 외국인 타자 브렛 필까지 스프링캠프 기간에 외야는 물론, 2루 수비 훈련까지 했다. 김민우 또한 3루수와 2루수 백업 후보였다. 사실 젊은 선수에 밀려 큰 기대를 하지 않았다. 하지만 김민우가 '플랜 B'에 대한 걱정을 가볍게 잠재웠다. 공격은 물론 수비에서도 말끔하게 우려를 지웠다.

2군에서 시즌을 시작한 김민우는 5월 초에 1군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다. 쓰임새가 다양한 백업 내야 요원. 대타 활용이 유력했다. 그런데 최근 분위기를 보면 최용규를 밀어내고 주전 2루수로 자리를 잡을 기세다.

요즘 김민우가 타석에 서면 묘한 기장감이 흐른다. 뭔가 한방 터질 것 같은 기대감이다. 그럴만도 하다. 25일 현재 14경기에 출전해 타율 4할2푼9리(49타수 21안타), 2홈런, 8타점. 출루율이 4할4푼이고, 장타율이 7할3푼5리이다. 출전 경기수가 적어 일반화하기는 어렵지만, 현재 KIA 타자 중 가장 확실하고, 뜨거운 타자다. 기록상으로만 좋은 게 아니라 팀 기여도 또한 알차다. 득점권에서 12타수 6안타, 5할 타율이다. 6개 안타 중 2루타
KIA와 삼성의 2015 KBO 리그 주말 3연전 두번째 경기가 23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렸다. 5회말 1사 KIA 김민우가 좌중간을 가르는 3루타를 치고 슬라이딩을 하고 있다.광주=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5.05.23/
가 2개, 홈런이 1개다.

지난 8일 넥센 히어로즈전부터 24일 삼성 라이온즈전까지 12경기 중 11경기에서 안타를 때렸고, 7차례 멀티히트를 기록했다.

특히 홈구장인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강했다. 홈 7경기 타율이 5할5푼2리(29타수 16안타)이고, 타점 8개 중 6개를 홈 팬들 앞에서 뽑았다. 그는 지난 13일 kt 위즈전 연장 10회말에 끝내기 3점 홈런을 터트려 광주팬들을 열광시켰다. 자신의 프로 첫 끝내기 홈런이었다.


박흥식 타격코치는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좋은 활약을 해주고 있다. 경험이 많은 베테랑 선수라 따로 주문할 게 없다"고 했다.

주로 2루수로 나섰는데 3루수, 1루수로도 출전했다. 상황에 따라 타순도 자유롭게 오갔다. 테이블 세터인 1~2번, 하위타선의 6~7번, 9번 타자로 나섰다. 최근 활약을 보면 모든 자리에서 제 몫을 해내는 '만능키'다.

2002년 현대 유니콘스에 입단한 김민우는 프로 14년차다. 2013년 시즌이 끝난 뒤 넥센 히어로즈를 떠나 KIA로 이적했다.

최용규와 김민우의 주전 경쟁이 더 강한 KIA를 만드는데 기여할 것 같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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