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이글스 외국인 투수 미치 탈보트가 1군 복귀전에서 5⅓이닝 동안 1점만 내주며 호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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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보트는 이날 포심패스트볼의 위력이 돋보였다. 총 99개의 투구수 가운데 47개였는데, 최고 구속이 149㎞까지 나왔다. 그런데 투구수가 90개에 다다른 6회말에도 구속이 148㎞까지 찍혔다. 휴식을 통해 컨디션을 완전히 끌어올린 듯 한 모습이었다. 여기에 커터(141~147㎞, 20개)와 체인지업(127~132㎞, 15개), 커브(125~134㎞, 14개), 슬라이더(132~136, 3개)를 섞어 던졌다.
흥미로운 점은 이날 투구 패턴이 매이닝 달라졌다는 것. 포심과 커터 중에서 이닝별로 주무기를 지그재그식으로 바꿨다. 여기에 변화구를 양념으로 뿌렸는데, SK 타선을 완전히 녹다운 시킨 배합이었다. 선발 포수로 나온 허도환과의 호흡이 상당히 돋보였다.
그런데 7-0이 된 2회말에는 포심 비율을 확 줄였다. 17개의 2회 투구수 중 포심은 단 5개 뿐. 대신 같은 빠른 공 계열의 커터(컷 패스트볼)를 활용했다. 1회에는 단 1개도 던지지 않았는데, 2회에는 5개를 던졌다. 포심과 같은 비율. 여기에 체인지업과 커브를 3개씩 곁들였고, 마지막으로 역시 1회에 던지지 않은 슬라이더도 1개 던졌다. SK 타선은 갑자기 달라진 패턴에 적응하지 못했다. 선두타자 브라운이 삼진으로 물러났고, 이재원도 초구에 유격수 땅볼을 쳤다. 박정권이 풀카운트 승부 끝에 볼넷을 얻어냈지만, 김성현이 유격수 땅볼을 치는 바람에 이닝이 종료됐다.
3회의 메인 테마는 다시 포심이었다. 18개중 14개를 던졌다. 커브(2개)와 체인지업(1개) 커터(1개)는 살짝 보여주는 용도. 이명기에게 2사 후 이날 첫 안타를 내주긴 했어도 삼진을 2개나 뽑아내며 무실점으로 또 이닝을 끝냈다. 마운드에 선 탈보트는 아주 오랜만에 자신감이 넘쳐보였다.
이런 식으로 4회와 5회에도 포심-커터를 스위치하며 경기를 운영했다. 4회에는 슬라이더를 2개 꺼내들었고, 5회에는 체인지업의 비중을 23%(22개 중 5개)로 늘렸다. 5회에 잠시 흔들렸다. 선두타자 김성현을 볼넷으로 내보낸 뒤 박계현에게 내야안타, 안정광에게 중전 적시타를 허용해 첫 실점을 했다. 하지만 탈보트는 무사 1, 2루에서 이명기를 유격수 앞 병살타로 이끌어냈고, 2사 2, 3루에서는 박재상을 삼진으로 잡아냈다.
6회에는 힘이 떨어진 듯 했다. 선두타자 브라운에게 볼넷을 내준 탈보트는 이재원을 내야 땅볼로 처리한 뒤 김기현과 교체됐다. 투구수 99개. 복귀전인데다 스코어 차이(7-1)를 감안하면 적절한 교체라고 할 수 있다. 팀이 결국 7대1로 이기며 시즌 2승째를 따낸 탈보트는 "2군에서 구위와 마음을 추스르고 올라온 뒤 꼭 승리하고 싶었다. 승리를 따내서 기쁘다. 동료들의 도움에도 고맙다. 앞으로도 계속 집중력있게 좋은 피칭을 이어가겠다. 오늘 승리로 그간의 스트레스가 모두 날아간 듯 하다"고 말했다. 탈보트가 앞으로도 이날과 같은 모습을 이어간다면 분명 한화의 최대 약점인 선발 난조 문제에 큰 힘이 될 듯 하다.
인천=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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