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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상문 감독, 그토록 공들인 임지섭을 2군으로 내린 까닭은?

남정석 기자

기사입력 2015-05-21 20:47


2015 KBO리그 넥센 히어로즈와 LG트윈스의 경기가 20일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열렸다. LG 선발투수 임지섭이 넥센 1회말 무사 만루에서 박병호에게 밀어내기 볼넷을 허용하고 있다.
목동=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15.05.20/

LG 임지섭은 'LG의 차세대 에이스'라 할 수 있다.

2014년 1차 지명으로 뽑힌 임지섭은 양상문 감독의 무한 애정을 한 몸에 받으며 팀의 특별 관리 대상이다. 역대로 1차 지명을 받은 선수 가운데 이처럼 특별 대우를 받는 선수는 거의 없었다. 그만큼 신예 토종선발 한 명을 키우기 위한 노력은 상당하다.

고등학교 때부터 초특급 에이스로 뛰며 큰 관심을 받은데다 1m90에 94㎏로 하드웨어도 출중하다. 팀의 에이스라 할 수 있는 류제국보다 몸무게가 조금 덜 나갈 뿐이다. 어쨌든 다른 후보 선수들의 시기를 받을만큼 LG는 공을 들이고 있다. 이른바 '임지섭 프로젝트'라 할 수 있다.

1군 데뷔전인 지난해 3월 30일 두산전에서 5이닝 3피안타 1실점으로 승리 투수가 되며 이름을 알린 임지섭은 이후 신예로서의 한계를 드러내며 4월 29일 창원 NC전을 끝으로 1군에선 뛰지 못했다.

1년 가까이 2군에서 기량을 연마한 임지섭은 올 시즌 초부터 1군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다. 그리고 올 시즌 2번째 등판인 지난 4월 4일 잠실 삼성전에서 7이닝 무안타, 9탈삼진 무실점의 '괴력투'를 선보이며 대형 신인의 등장을 알렸다.

임지섭은 이후 2경기에서 또 다시 호투하며 데뷔 2년만에 선발 로테이션의 한 축을 담당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이어진 3경기에선 5이닝조차 투구하지 못하고 마운드를 내려왔고 급기야 20일 목동 넥센전에선 1⅓이닝동안 1피안타였지만 볼넷만 6개를 허용, 4실점의 실망스런 피칭을 하며 교체됐다. 데뷔 이후 최소 이닝 투구였다.

21일 넥센전을 앞두고 양 감독은 임지섭을 1군 명단에서 말소시켰다. 양 감독은 "아직 어리고 완성된 선수가 아닌데 내가 욕심을 냈던 것 같다. 불펜 투구에서는 그러지 않는데 실전 마운드에 서면 달라졌다. 역시 기술적인 문제보다는 심리적인 문제인 것 같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어차피 선발 자원이기에 불펜에 남겨놓을 이유가 없었다. 그러면 다른 선수들에게도 피해를 준다"며 "팀은 한 선수만을 위해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2군에서 뛰게하며 초심으로 돌아가라고 주문했다"고 덧붙였다.

그동안의 특별 관리로 인해 다른 2군 선수들의 사기를 저하시키고 자칫 팀워크를 해칠 수 있다는 것을 사실상 인정한 셈이다. 양 감독은 "1군으로 올라올 시기를 못박지 않았다. 잘 하면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잘라말했다.

어쨌든 신인 선수 하나를 훌륭하게 키우는 것은 무척 어려운 일이다. 선발투수는 더욱 그렇다. '임지섭 프로젝트'는 일단 중단된 상태이지만 실패라고 단언할 수는 없다. 이를 스스로 증명해보이는 것은 임지섭의 몫이다.
목동=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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