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룡영화상후보작

스포츠조선

넥센의 조상우 딜레마, 김영민이 커야 산다

이명노 기자

기사입력 2015-05-19 10:07


조상우-손승락이 지키는 넥센 히어로즈 불펜은 탄탄해 보인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든든한 조상우에 대한 고민이 있다.

지난 17일 대전 한화 이글스전이 그랬다. 이날 넥센 불펜진에는 조상우가 없었다. 15일과 16일 경기에서 연투한 조상우에게 아예 휴식을 준 것이다. 조상우는 15일 경기서 13개의 공을 던지고 1이닝 무실점, 16일에는 21개를 던지면서 2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다.


넥센과 KIA의 2015 KBO리그 주말 3연전 첫번째 경기가 8일 목동구장에서 열렸다. 8회초 1사 1루 KIA 김민우 타석때 넥센 손혁 투수코치가 마운드로 올라와 조상우 박동원 배터리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목동=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5.05.08/
염경엽 감독은 올 시즌 조상우에게 '3연투'를 시키지 않는다. 이날도 15일과 16일 2연승을 이끈 조상우는 '휴식조'였다. 하지만 이는 부메랑으로 돌아왔다. 선발 피어밴드가 6이닝 3실점해 6-3, 하지만 넥센은 7회와 8회, 9회 1점씩 내주면서 연장 승부에 돌입했고, 끝내 연장 10회말 끝내기 밀어내기 볼넷으로 패배하고 말았다.

분명 조상우의 기용에 대해 고민했을 것이다. 하지만 넥센 벤치는 미리 정한 '원칙'을 고수했고, 패배를 받아들였다.

조상우에게 3연투를 시키지 않는 이유는 분명하다. 조상우는 넥센 불펜진에서 가장 많은 이닝을 책임지는 투수다. 선발이 내려간 뒤, 타이트한 상황을 지켜 8,9회까지 넘겨주는 역할을 한다. 한 번 등판하면 최대 2이닝까지 책임져야 한다.

이런 그에게 과부하가 걸릴 경우, 장기레이스를 그르칠 우려가 있다. 하지만 이 때문에 승부에서 발생하는 균열이 있다.

사실 17일 경기 패배도 김영민에게 7회를 맡겼다 1실점하자, 8회 이상민을 올린 게 컸다. 조상우만 있었다면, 조상우-김영민-손승락 조합으로 가 보다 편안했을 것이다.


15일 오후 인천SK 행복드림구장에서 2015 프로야구 넥센과 SK의 경기가 열렸다. 넥센 김영민이 SK 타자들을 상대로 힘차게 볼을 던지고 있다.
인천=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5.04.15.
염 감독은 이를 메우기 위해 '김영민의 성장'을 조건으로 꼽았다. 김영민은 올 시즌 한현희가 떠난 필승조 빈 자리를 훌륭히 메우고 있다. 6,7회 조상우, 9회 손승락 사이에 등판하는 셋업맨 역할이다. 하지만 김영민 홀로 이 역할을 해낸 건 아니다. 염 감독은 이를 두고 "영민이는 항상 끼워넣었다. 상우와 승락이의 존재감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말했다.


지난 10일 목동 KIA 타이거즈전으로 시계를 돌려보자. 이날 역시 3연전 1,2차전에서 연투한 조상우와 손승락의 '휴일'이었다. 반면 김영민은 4일간 등판이 없었다. 염 감독은 선발 김동준에 이어 김영민에게 경기를 맡겼다. 김동준이 5이닝 2실점(비자책)으로 선방한 뒤 나온 김영민은 1이닝 5실점하면서 역전을 허용하고 패전투수가 됐다.

염 감독은 "그날은 팀과 감독인 나에게 정말 중요한 경기였다. 1승이 참 크다"며 "영민이에게 그 다음에 얘기를 했다. 150㎞를 던지는 투수가 볼카운트가 몰리면 140㎞대 초반을 던지더라. 어차피 세 타자 상대하는 건데 힘으로 붙으라고 얘길했다"고 했다.

김영민은 강속구를 던지지만, 고질적인 제구 불안 문제가 있다. 하지만 올 시즌에는 그 틀을 깰 가능성을 보이고 있다. 조상우-손승락이라는 앞뒤 보호막이 있어 아직은 존재감이 약하지만, 염 감독은 미래를 위해 김영민을 성장시키려 하고 있다.


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
※보도자료 및 기사제보 news@sportschosun.com -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