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식과 어긋나는 일주일 3회 선발등판, 역시 기적은 없었다. 한화 이글스 안영명(31)이 이번주 세 번째 선발등판에서 2⅓이닝 4실점으로 무너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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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김성근 감독은 이날 경기 전 안영명에 대해 "중간계투는 한 경기에 40개를 던지고 연투를 한다. 이틀 쉬었는데 중간으로 나왔다고 생각하면 된다"며 "안 되면 일찍 바꿀 것이다. 오늘까지만 이렇게 던지고, 다시 5일 로테이션에 들어간다"고 말했다. 처음부터 3이닝 가량 소화시키는 것을 생각하고 있었다.
넥센 염경엽 감독은 안영명의 떨어지는 변화구만 조심하면, 충분히 공략가능하다는 의견을 내비쳤다. 안영명의 직구의 힘이 점점 떨어지고 있는데, 이날은 이번주 세 번째 등판이었다. 염 감독은 "직구에 힘이 떨어지면 변화구를 많이 구사할 수밖에 없다. 원바운드성 변화구를 타자들이 얼마나 참느냐가 관건"이라고 했다.
이날 안영명은 1회초 선두타자 이택근에게 중전안타를 맞았지만, 고종욱과 스나이더를 연속 삼진으로 돌려 세우고 이택근의 2루 도루까지 잡아내며 실점 없이 1회를 마쳤다.
하지만 2회엔 실점이 나왔다. 박병호에게 볼넷, 유한준에게 좌전안타를 맞은 뒤 폭투로 무사 2,3루 위기에 놓였고, 윤석민에게 우익수 희생플라이를 맞아 선취점을 내줬다. 안영명은 김하성과 박동원을 유격수 앞 땅볼과 2루수 뜬공으로 잡아 추가실점은 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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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이날 넥센 타자들은 안영명의 주무기인 슬라이더를 집중공략했다. 염 감독의 말대로 변화구가 많이 들어올 것을 예감하고 있었다. 철저하게 노리고 슬라이더를 타격했다. 2회 유한준이 낮은 코스로 들어온 슬라이더를 정확히 받아쳐 좌전안타로 만들어낸 장면을 비롯해, 안영명을 강판시킨 3회 고종욱과 스나이더의 연속 안타 때도 모두 슬라이더를 노려 쳤다.
안영명은 직구 27개, 슬라이더 15개, 체인지업 12개, 커브 1개를 던졌다. 직구 최고구속은 144㎞, 하지만 넥센 타자들의 체감 스피드는 전력분석팀의 스피드건에 찍힌 구속보다 낮았다. 또한 떨어지는 공에 속지 않고, 슬라이더에 배트 타이밍을 잘 맞춰 안영명을 조기강판시켰다.
한편, KBO는 선발투수의 일주일 등판 횟수를 따로 집계하지 않고 있다. 가장 최근 유사한 사례는 2002년까지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지금 한화 유니폼을 입고 있는 배영수가 삼성에서 뛰던 시절, 2002년 10월 11일 대구 한화전, 14일 대구 KIA전(더블헤더 2차전), 17일 부산 롯데전에 선발등판한 사례가 있다. 선발등판 사이에 이틀씩 휴식을 취했다.
이에 앞서 롯데 김장현은 2002년 7월 24일 부산 LG전 선발등판 후, 26일 인천 SK전 구원등판, 27일 인천 SK전 선발등판, 30일 광주 KIA전 선발등판하며 일주일에 선발등판 3회에 구원등판 1회를 기록한 바 있다. 7월 30일 KIA전은 완투패였다.
대전=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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