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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링필드' 수원구장 언젠가는 '킬링필드'로

권인하 기자

기사입력 2015-04-21 20:48 | 최종수정 2015-04-22 06:19


21일 kt 위즈-SK 와이번스전이 열린 수원 kt 위즈파크.

kt 타자들의 타격 훈련을 보고 있던 조범현 감독이 야구장에 도착한 SK 김용희 감독과 멀리서만 손을 흔들어 인사를 했다. 김 감독이 계단에서 미끄러지며 오른쪽 햄스트링부상으로 제대로 걷지 못하기 때문에 멀리서만 인사한 것.

조 감독은 "아마 우리와 3연전이 끝나면 김 감독님 아픈 것 다 나을 것"이라고 자조적인 농담을 했다. 이어 "상대팀이 수원에 오면 힐링하는 것 같다"라고 했다. 20일까지 2승15패로 10위에 그치고 있는 kt는 7차례의 홈경기서 한번도 이기지 못했다. 두번의 승리는 목동에서 넥센과의 경기서 거둔 것. 아직도 홈팬들에게 승리의 기쁨을 드리지 못했다는 죄송함이 묻어있는 자조적 농담이었다.

kt는 많은 야구인들이 걱정할 정도로 성적이 좋지 않다. 팀타율(0.221)과 팀평균자책점(6.45) 모두 꼴찌다. 2년전 NC 다이노스의 첫 시즌과 비슷하지 않겠냐는 긍정적인 의견도 있다. NC는 2013년에 초반 17경기서 3승1무13패로 좋지 않았지만 후반기 좋은 모습으로 52승4무72패로 승률 4할1푼9리로 7위로 마무리했다. 하지만 kt는 당시 NC와 전력차가 많이 나기에 승률 3할을 넘길 수 있을까하는 비관적인 시각도 많은 편이다.

이미 대부분의 팀들이 kt와의 승부는 3승을 목표로 한다. 언제든지 이길 수 있다는 생각에 뒤지고 있어도 경기를 포기하지 않는다. 당연히 kt로선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수원에서 kt와만나는 것이 상대팀에겐 힐링(healing)이 될 수 있는 것.

하지만 SK 김용희 감독은 kt의 잠재력을 높이 평가했다. 김 감독은 "kt가 지금은 성적이 떨어져 있지만 앞으로 좋아질 일만 남은 것 아닌가"라며 "조범현 감독이 많은 경험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올해 안되면 내년, 아니면 내후년 등 갈수록 좋은 팀이 될 것"이라고 낙관했다. 상대팀이 수원에 오면 힐링이 된다는 조 감독의 농담을 전하자 김 감독은 "지금은 힐링이지만 언젠가 수원에서 힐링이 아닌 킬링(Killing)이 될 수도 있다"고 했다.

kt위즈파크가 힐링필드가 아닌 킬링필드가 되는 날은 언제일까.
수원=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21일 오후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릴 2015 프로야구 SK와 KT의 경기에 앞서 KT 조범현 감독이 취재진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수원=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5.0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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