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넥센 타선을 보면 영 어색하다. 낯선 이름이 가득하다.
넥센 염경엽 감독은 "한 두명씩 번갈아 빠진다면 모르겠지만 이번에는 한꺼번에 몰려서 왔다. 전혀 예상치 못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넥센은 지난해 창단 후 최고의 성적인 정규리그 2위를 거뒀다. 국내 선발진 가운데 단 한명도 두자릿수 승수를 올리지 못하는 부진에도 불구, 쉬어갈 곳이 없는 강력한 타선의 힘으로 일궈낸 결과다.
장타율과 출루율을 합친 OPS에서 넥센은 지난해 8할9푼1리를 기록, 통합 우승을 일궈낸 삼성의 8할5푼을 압도하며 단연 1위였다. 하지만 올해 OPS는 15일 현재 7할9푼으로 전체 4위에 불과하다. 홈런도 지난해 199개로 단연 1위였고 경기당 1.55개를 쳐냈지만, 올해는 13경기에서 15개로 경기당 1.15개에 그치고 있다. 이 역시 전체 4위.
염 감독은 톱타자로 기용한 후 부담감으로 인해 제대로 된 타격을 보여주지 못하는 김하성 대신 2군에서 톱타자로 주로 뛴 고종욱을 16일 SK전에서 1번으로 기용했고, 지난 15일부터는 박병호를 살리기 위해 가장 감이 좋은 유한준을 3번에서 5번으로 후진 배치하는 등 고육지책을 짜냈지만 어디까지나 임시방편일 뿐이다. 이럼에도 넥센은 이날 경기에서 선발 밴와트가 박병호의 타구에 맞아 1이닝만에 교체되고 채병용이 급하게 투입됐음에도 불구, 7회까지 단 1개의 안타도 쳐내지 못했다. 넥센이 과연 '시련의 봄'을 어떻게 이겨나갈지 궁금하다.
인천=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