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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식 위원장, "빈볼? 큰 사건이 아니다" 일침

이원만 기자

기사입력 2015-04-14 10:40


"이게 사실 아무것도 아닌 일인데…"

상황이 필요 이상으로 과열되고 있다. 빈볼이 바람직한 일은 아니지만, 야구경기에서는 때에 따라 나올 수도 있는 일. 선수가 다칠 정도의 과도한 악의성이 없는 행위라면 그냥 현장에서 마무리되는 게 맞다. 그 이상의 해석은 전혀 불필요하다.

야구계의 대표적인 '큰어른'이자 첨예한 사안에 관해 늘 명쾌한 해석을 해온 '국민감독' 한국야구위원회(KBO) 규칙위원장(68)이 바라본 롯데-한화 '빈볼 사태'의 본질이다. "허허. 그게 뭐 그렇게 큰 일이라고 이렇게들 난리야. 툭 털고 가면 되는거지." 김 규칙위원장은 이번 사태를 전혀 어렵게 볼 것이 아니라고 했다.

'빈볼(bean ball)'. 권장할 만한 행위는 아니지만, 프로야구에서는 '있을 수도 있는' 행위다. 미국 메이저리그나 일본 프로야구, 그리고 KBO리그에서도 초창기부터 존재해왔다. KBO리그에서 지금까지 나온 빈볼관련 사건만 따져봐도 수 백번이 넘을 것이다.

때문에 현장 관계자들은 지난 12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 한화 이글스의 경기에 나온 빈볼 사태에 관해 다소 의아해하고 있다. 빈볼이 나올 수도 있는 상황이었고, 그 빈볼이 대단히 큰 불상사를 야기한 것도 아니었다. 벤치클리어링을 한 양팀 선수들의 분위기도 그다지 과열되지 않았다.

하지만 엉뚱하게 일이 커졌다. 한화 김성근 감독(73)이 빈볼을 지시했다는 의혹과 그의 과거 '독한 야구'가 오버랩되면서 비난이 쇄도했다. 특히나 경기 후 대단히 이례적으로 롯데 이종운 감독이 상대 벤치에 대한 비난성 발언을 하며 사태는 더욱 악화됐다.

그러나 김인식 위원장은 이번 사태를 전혀 심각하게 받아들일 것 없다고 했다. 더불어 불필요한 억측은 오히려 프로야구계에 독이 된다고 했다. 다음은 김 위원장과의 일문일답.


◇김인식 한국야구위원회(KBO) 규칙위원장. 스포츠조선 DB
-이번 빈볼사태, 어떻게 해석하고 계신가.


"솔직히 이게 그렇게 큰 사건이 아니라고. 별 거 아닌데 커지고 있어. 수 십년간 야구를 해오면서 빈볼을 수 천번도 넘게 봤는데. 더 심각한 사태도 많았다고. 그런데 그날 현장에서는 사실 큰 사고라고 할 만한게 없었잖아. 그냥 서로 현장에서 사과하고 하루 지나면 될 일이었다고."

-빈볼이 나올 만한 상황이었다고 보시나.

"물론. 당시 현장에서 서로간에 서운한 점이 있을 순 있지. 한화 쪽에서는 1회에 7점이나 났는데 도루를 하는 게 좋게 보일 리 없고. 야구판에서는 보통 5회 이후 7점차이가 나면 도루를 하지 않는 게 예의인데, 또 도루를 했으니. 적어도 국가대표까지 한 황재균이라면 적당히 그만할 법 했었지. 또 롯데 쪽에서도 당연히 억울하겠지. 황재균에게 계속 빈볼이 날아왔으니. 굳이 그렇게까지 안던졌어도 됐을텐데. 순간적으로 분통이 터질 만 해. 그런데 롯데 벤치도 좀 의문이야. 난 10점차가 났을 때 사실 황재균을 빼줄 줄 알았다고. 딱 빈볼이 날아올 법했으니까."

-야구인이라면 당시 상황을 충분히 이해한다는 말씀이신가.

"그렇지. 빈볼이 어디 한 두번 나온 일인가. 권장할 행동은 아니지만, 야구를 하다보면 어쩔 수 없이 나올 때도 있다고. 현장에서는 그런 분위기를 알아요. 그래서 그런 빈볼은 적당히 안 다치도록 던지는 거지. 황재균에게 날아온 공도 그렇게 센 건 아니었잖아. 매일 보는 선수들끼리라면 사과하고 그냥 아무일 없이 넘어갈 수 있었을거야. 하룻밤 지나면 조용해질 일이었다고."

-그런데 상황이 예상밖으로 커졌다.

"자꾸 과도한 표현을 하고 괜히 감정 싸움으로 몰아가지 않았으면 해. 정말 별일 아니었거든. 야구에서는 흔히 일어나는 거지. 메이저리그나 일본 프로야구를 봐. 얼마나 많이 나오나. 순간적인 오해가 나올 순 있어. 그건 이해해. 하지만 계속 거기에 집착할 필요는 없지."

-논란의 핵심, 김성근 감독이 빈볼을 지시했다고 보시나.

"김성근 감독이 직접 시키지는 않았을 거야. 그렇게 하긴 힘들지."

-이종운 감독도 대단히 강성발언을 하셨는데.

"난 이 감독도 그렇게까지 세게 말을 해야 했나 의문이 좀 드네. 대수롭지 않게 넘어갈 수도 있었을 텐데. 마음이 많이 안좋았나보지? 허허"

-어쨌든 사건이 불필요하게 커진 부분이 있다. 어떻게 해결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보시나.

"아까도 말했지만, 이게 사실 큰 사건이 아니라고. 원래는 하룻밤 지나면 해결되는 거였는데. 너무 심각하게 생각할 필요들이 없어요. 감독이 굳이 나설 것도 없고. 양팀 주장이 서로 만나서 화해하면 된다고 봐, 나는."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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