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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루카스의 ‘미래’는 티포드? 리오단?

임기태 기자

기사입력 2015-04-07 08:51


LG 루카스

LG 루카스는 두 번의 선발 등판에서 실망스러웠습니다. 3월 31일 잠실 롯데전에서 KBO리그 데뷔전을 치른 그는 4.2이닝 3피안타 4볼넷 4실점으로 패전 투수가 되었습니다. 양 팀이 0:0으로 맞선 5회초 2사 1루에서 고비를 넘지 못했습니다. 아두치에 좌전 안타를 허용한 뒤 황재균과 손아섭에 연속 볼넷으로 밀어내기 선취점을 내줬습니다. 루카스는 4회초를 마무리하지 못하고 마운드를 내려왔습니다.

4월 5일 잠실 삼성전도 양상은 비슷했습니다. LG가 1:0으로 앞선 4회초 루카스는 1피안타 5볼넷으로 5실점했습니다. 선두 타자 박석민을 볼넷으로 출루시킨 뒤 1사 후 3연속 볼넷으로 밀어내기 동점이 되었습니다. 진갑용에 1타점 중견수 희생 플라이, 김상수에 2타점 좌전 적시타로 1:4 역전을 허용한 루카스는 또 하나의 볼넷을 추가한 뒤 5회초를 매듭짓지 못하고 강판되었습니다. 이날 그는 3.2이닝 3피안타 7볼넷 5실점을 기록했습니다.

2경기에서 승리 없이 1패 평균자책점 9.72를 기록한 루카스의 가장 큰 문제는 제구력입니다. 8.1이닝 동안 내준 볼넷이 11개입니다. 갑작스레 볼을 연발하며 자멸했습니다. 투구 수가 불어나 이닝 소화 능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직구 구속은 147km/h까지 형성되지만 과감히 스트라이크존에 넣지 못합니다. 타자의 방망이에 맞지 않겠다는 의도가 엿보입니다. 경기 초반에는 상대 타선을 요리하지만 타순이 한 바퀴 돈 이후 와르르 무너졌습니다. 두 번째 타석에 들어서면 타자들의 눈에 익는다는 의미입니다.

루카스의 부진은 작년 티포드를 연상시키는 측면이 있습니다. 루카스는 우완, 티포드는 좌완 투수라는 차이는 있지만 메이저리그 출신이라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영입 당시 상당한 기대를 모았지만 제구가 흔들려 투구 내용이 좋지 않았습니다. 팔 각도를 낮춰 사이드 암 변칙 투구를 시도했지만 타자들을 현혹시키지 못했습니다. 주심의 스트라이크존에 불만을 표시하는 등 마운드 위에서 집중하지 못한 점도 유사합니다. 정규시즌에서 티포드는 20경기에 등판해 5승 6패 평균자책점 5.24에 그쳤습니다. 그는 준플레이오프와 플레이오프 엔트리에 포함되지 못했습니다.

루카스가 작년의 리오단처럼 극적으로 반전할 여지도 있습니다. 리오단은 시즌 초반 부진했지만 5월 이후 환골탈태했습니다. 시즌 개막 후 그는 1승 5패에 그친 그는 양상문 감독의 부임 후 7경기 연속 퀄리티 스타트로 4승 1패를 거뒀습니다. 투수 전문가 양상문 감독의 투구 폼 교정에 적극적으로 귀 기울였기 때문입니다. 리오단은 28경기에서 9승 10패 평균자책점 3.96을 기록했습니다. 1번의 완봉승을 포함해 10승에 버금가는 기록을 남기며 LG의 극적인 포스트시즌 진출에 기여했습니다.

루카스는 기로에 서 있습니다. 마운드에서 집중력을 찾지 못하고 자신의 스타일을 고집한다면 티포드의 전철을 밟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코칭스태프의 조언에 귀를 열고 KBO리그에 적응한다면 리오단처럼 변모할 여지도 있습니다. 루카스가 선택할 '미래'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이용선 객원기자, 디제의 애니와 영화이야기(http://tomino.egloos.com/)>

※객원기자는 이슈에 대한 다양한 시각을 위해 스포츠조선닷컴이 섭외한 파워블로거입니다. 객원기자의 기사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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