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민하고, 또 기다려왔다. 지난 두 달간 한화 이글스 김성근 감독(73)은 머릿속으로 수많은 전략을 썼다 지웠다. 선수 구성에 따라 전략은 시시각각 달라졌다. 누가 나올 수 있는지와 없는지에 따라 수비 위치와 타순은 계속 조정됐다. 고통스러운 과정이지만, 하지 않을 수 없었다. 부상 등의 이유로 '베스트 전력'을 만들어 줄 선수들이 모두 흩어져 있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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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모건은 예정대로 1군에 합류했다. 신체 밸런스와 컨디션도 완벽하게 끌어올렸고, 한화의 일원으로 녹아들 준비도 마쳤다. 김 감독은 "개막전에 선발 중견수로 내보내겠다"는 구체적인 활용 방안도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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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신 이용규는 우익수로 나간다. 좌익수로는 우타자 송광민이나 좌타자 김경언이 상대 투수 유형에 따라 플래툰으로 기용될 가능성이 짙다. 특히 김경언은 지난 20일 대전 롯데전에서 상대 선수의 몸에 맞고 굴절된 송구에 광대뼈를 맞은 것 때문에 초반에는 휴식을 취할 수도 있다. 큰 부상은 아니었지만, 미리 조심해서 나쁠 건 없다. 모건의 합류로 외야 자원에 다소 여유가 생겼기에 가능한 조치다.
이 두 번째 라인업의 경우, 중앙에서 오른쪽 외야의 수비력은 한층 탄탄해질 수 있다. 실질적으로 2루타나 3루타가 줄어드는 효과도 기대된다. 좌측 외야의 수비력은 다소 떨어질 수 있다. 하지만 송광민-김경언의 플래툰은 공격력 측면에서 상당히 매력적인 선택지가 될 수도 있다. 어쨌든 이런 식으로 여러가지 라인업이 만들어질 수 있다는 것 자체가 한화로서는 긍정적인 일이다. 모건의 1군 합류가 일으킨 효과라고 볼 수 있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