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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프로야구는 역대 최악의 타고투저 현상이 빚어졌다.
타고투저 현상이 순전히 타자들의 기술 향상에 의한 것이라면, 투수 기술에 대한 발전 역시 기대할 수 있기 때문에 그 심각성을 부각시킬 필요는 없다. 그러나 지금의 타고투저는 타자들의 수준보다는 투수들의 전체적인 실력 하락으로 보는 전문가들이 많다. 또 공인구의 반발력에 대한 의혹도 계속되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 미국에서 전지훈련을 선수들은 "KBO 공인구의 반발력이 훨씬 큰 것 같다"고 했다.
KBO는 지난 겨울 스트라이크존 확대 결정을 통해 투수가 타자와의 상대에서 조금이라도 유리한 위치에 서도록 했지만, '인위적인 조정'을 언제까지 반복할 것인지에 대한 비난도 존재한다. 사실 투수들의 실력 하락과 그에 따른 투수들의 혹사는 어제 오늘의 문제가 아니다. 자원이 부족하니 특정 투수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질 수 밖에 없고 수준 하락은 피할 수 없다.
물론 시범경기서는 보통 타자들보다 투수들의 페이스가 빠르기 때문에 섣불리 예상할 수 없다. 그러나 타고투저 현상이 수그러들 조짐이 있었다는 것은 고무적이다. 새로운 스트라이크존 적용이 일정 부분 작용했다는 점을 차치하더라도, 마운드가 허약할 것으로 예상됐던 롯데 자이언츠, KIA 타이거즈, kt 위즈가 생갭다 안정감을 보였기 때문이다. 또 두산 베어스와 삼성 라이온즈가 각각 4.90, 4.84의 평균자책점으로 10개팀 중 9,10위에 그쳤지만, 두 팀 모두 마운드 자체가 나쁜 팀이 아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