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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구수와 스피드, 류현진의 시즌 준비 이상없나

노재형 기자

기사입력 2015-03-19 09:11


LA 다저스 류현진은 앞으로 시범경기 세 차례 등판을 남겨놓고 있다. 등 부상으로 시범경기 첫 등판이 늦어지기는 했지만 시즌 준비에는 아무 이상이 없다. 지난 13일(한국시각) 샌디에이고전에 등판한 류현진. ⓒAFPBBNews = News1

시범경기의 의미는 실전 감각을 높이는데 있다. 부족한 부분을 찾아 보완하는 일도 중요하다.

LA 다저스 류현진은 2013년과 2014년 시범경기서 각각 7경기, 4경기에 등판했다. 첫 해에는 데뷔 시즌을 앞둔 시점이라 등판 횟수가 비교적 많았고, 지난해에는 호주 시드니에서 개막전을 치러야 하는 일정 때문에 시범경기 게임수 자체가 적었다. 2013년에는 2승2패, 27⅓이닝, 평균자책점 3.29를 올렸고, 2014년에는 1승, 16⅓이닝, 평균자책점 2.20을 기록했다. 류현진의 시범경기 성적은 정규시즌과 비교해 차이가 나지 않았다는 특징이 있다. 2년 연속 14승에 3점대 평균자책점을 마크할 수 있었던 것은 그만큼 시범경기서 준비를 잘 했다는 의미가 된다.

반면 클레이튼 커쇼는 최근 시범경기와 정규시즌 성적이 대조를 이뤘다. 커쇼의 최근 2년간 시범경기 성적을 보면 2013년은 7경기서 2승3패, 평균자책점 4.18, 2014년은 4경기서 3패, 평균자책점 9.20이다. 그런데도 커쇼는 2년 연속 내셔널리그 사이영상을 수상했다. 특히 지난해에는 개막전 승리 후 어깨 근육통증으로 40여일간 결장하고도 21승이나 올리는 기염을 토했다. 시범경기에서는 컨디션을 점검하고 보완하는 것 말고는 중요한 게 없다는 걸 잘 보여주는 사례다.

이번 시범경기에서는 두 선수 모두 순조롭게 컨디션을 끌어올리고 있다. 류현진은 지난 18일(이하 한국시각) 텍사스 레인저스전에 두 번째 등판을 해 3이닝 동안 3안타 3실점(2자책점)을 기록했다. 수비 실책이 겹치는 바람에 실점이 많았을 뿐 전체적인 투구 밸런스와 경기 운영은 나쁘지 않았다. 특히 첫 등판서 30개였던 투구수를 46개로 늘리며 실전 감각을 높였다. 두 경기서 5이닝, 평균자책점 3.60을 기록했다.

커쇼는 지난 16일 시애틀 매리너스전까지 3경기에 등판해 8⅓이닝, 평균자책점 2.16을 올렸다. 시애틀전에서는 3⅓이닝 동안 4안타와 3볼넷을 허용하며 고전했지만 실점을 1개로 막으며 뛰어난 경기운영능력을 보여줬다. 투구수는 65개까지 늘렸다.

류현진은 커쇼에 비해 페이스가 '한 턴' 정도 늦다. 지난달 25일 찾아온 등 통증으로 보름 동안 재활에 매달려야 했기 때문에 첫 등판을 지난 13일에 할 수 있었다. 이제 2경기를 마쳤기 때문에 시즌 준비 시간이 부족한 것 아니냐는 걱정도 있는게 사실이다. 그러나 이날 경기후 류현진은 "등에는 아무 이상이 없다. 이번에 3이닝을 던졌으니 다음에는 4이닝을 던질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앞으로 남은 일정을 고려하면 시즌 개막 후 첫 등판을 하는데는 아무 이상이 없을 전망이다. 류현진은 오는 23일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전에 세번째 등판이 예정돼 있다. 이날 4이닝을 던진다고 했으니, 투구수는 60~65개 정도를 예상할 수 있다. 그 다음 등판은 5일 로테이션을 지킨다면 28일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전이 될 것이고, 시범경기 마지막 등판은 4월 2일 캔자스시티 로열스전으로 예상된다. 샌프란시스코전에서는 75~80개, 마지막 경기서는 90~95개까지 투구수를 늘릴 수 있다는 이야기다. 3선발인 류현진의 시즌 첫 등판은 4월 9일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의 홈경기. 투구수를 기준으로 보면 시즌 첫 등판까지 충분한 시간이 있다고 볼 수 있다.

공의 스피드 측면에서도 걱정할 것이 없어 보인다. 첫 등판이었던 13일 샌디에이고전에서는 최고 구속이 93마일(150㎞)까지 나왔다. 30개의 공 가운데 19개의 직구를 던졌고, 대부분 90마일대 초반에서 형성됐다. 부상에서 완전히 벗어났음을 보여주고 싶은 마음 때문인지 전력을 다해 던지는 모습을 보여줬다. 18일 경기에서도 직구 구속은 최고 93마일까지 나왔지만, 80마일대 후반도 꽤 많았다. 첫 등판보다는 한결 여유있는 마음으로 던진 때문으로 풀이된다. 류현진은 "구속은 신경쓰지 않는다. 시즌 때도 구속은 변화가 컸다"고 했다.

시범경기 중반을 넘긴 시점에서 류현진의 페이스는 지난해와 비교해도 큰 차이가 없다. 시즌 개막까지는 앞으로 보름 정도가 남았다. 시간은 충분하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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