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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를 그만둬야 하나 생각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랬던 손용석의 표정은 최근 싱글벙글이다. 덕아웃에서 가장 활기차고 그라운드에서도 힘차다. 이종운 감독 부임 이후 손용석은 "새로운 야구 인생을 시작하게 됐다"라며 밝게 웃었다.
타격은 고등학교 시절부터 훌륭했지만 수비가 부족했던 내야수. 그렇다면 타격에서 확실한 두각을 나타냈어야 했는데 프로의 벽은 높았다. 하지만 손용석에게는 자신을 어필할 수 있는 또다른 무기가 있었다. 바로 넘치는 파이팅이다.
단순히 '응원단장'으로서만 가치가 있는게 아니다. 이번 스프링캠프와 시범경기에서 좋은 타격감을 이어가고 있다. 11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의 시범경기 8회말 2사 만루 역전 찬스에서 아쉽게 범타로 물러났다. 이날 전반적으로 무기력했던 선수들의 플레이에 이 감독은 분노했지만 안타도 치고 타석에서 끈질긴 모습을 보인 손용석에 대해서는 "잘했다"라는 칭찬의 메시지를 전했다. 손용석은 2루와 3루 수비가 모두 가능하다. 중요한 순간 한방을 쳐줄 수 있는 힘이 있기에 당장 1군 백업으로서 활용 가치가 높다. 신인급 선수들인 이창진, 강동수 등에게 기회를 줘왔던 이 감독을 고민하게 만드는 선수가 바로 손용석이다.
손용석은 "사실 지난 2년을 보내며 '야구를 그만둬야 하나' 생각도 했다. 하지만 올해는 다르다. 캠프에서 정말 열심히 훈련했고 지금은 야구가 다시 재밌어졌다"라고 말하며 "정말 마지막이라는 마음으로 간절하게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장종훈 타격코치님께서 꼭 필요한 부분만 정말 잘 가르쳐주셔서 큰 도움이 되고 있다. 일단 경쟁에서 살아남아야 한다. 그럴려면 시범경기에서 더 확실히 내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라는 각오를 밝혔다.
부산=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