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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센 윤석민, 실력 이전에 절실함이 필수다!

남정석 기자

기사입력 2015-03-10 14:04


넥센 히어로즈가 미국 애리조나 서프라이즈에서 스프링캠프 전지훈련을 펼쳤다. 넥센은 염경엽 감독을 포함하여 총 68명으로 선수단 및 프런트는 2월 18일까지 미국 애리조나에서 1차 훈련을 실시한다.
염경엽 감독이 윤석민의 유격수 수비를 지켜보며 조언을 해주고 있다.
서프라이즈(미국 애리조나)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5.01.27

"절실함에서 나오는 열정이 기준이다."

일자리가 필요한 젊은이들에게 경험을 준다는 이유로 적절한 보상이 없는 '열정페이'가 사회 문제가 되고 있다. 하지만 적어도 넥센 히어로즈에선 '절실함' 그리고 여기서 자연스레 품어져 나오는 '열정'은 주전 발탁의 기본 공식이다.

그 대표적인 주자는 한국을 대표하는 홈런 타자, 그리고 지난해 200안타를 돌파하며 역시 대한민국 대표 톱타자로 거듭난 박병호와 서건창이다. 넥센에서 제2의 야구인생을 시작한 이들은 자신에게 어쩌면 마지막으로 주어진 기회를 꽉 잡아내며 '역전 드라마'를 썼다.

이들의 성공신화를 보며 넥센 선수들은 언젠가 자신도 주인공이 될 날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올해 가장 기대를 모으는 선수는 단연 윤석민이다. 늘 유망주라는 꼬리표를 달고 있던 윤석민은 올 시즌 메이저리그로 떠난 강정호를 대신해 유격수로 낙점을 받았다. 지난 2004년 두산에서 1군 무대에 데뷔한 이후 단 한 시즌도 풀타임을 소화하지 못했는데다 주로 1루와 3루를 맡았던 윤석민에게 수비의 핵인 유격수라는 자리는 어쩌면 모험 그 자체이다. 하지만 그만큼 타격 하나만큼은 일가견이 있기에 자신의 수비 포지션만 꿰찰 수 있다면 언젠가는 강정호의 빈자리를 완전히 메울 수 있겠다는 코칭스태프의 기대가 담겨 있기도 하다.

스프링캠프에서 지속적으로 유격수 훈련을 했던 윤석민은 8일 목동 kt전에서 국내에선 처음으로 유격수 선발 출전해 테스트를 받았다. 이날 경기에서 단 1개의 땅볼 타구만을 처리하는데 그쳐 완전한 실력을 점검할 수는 없었지만, 그래도 데뷔전은 그런대로 무사히 넘어갔다.

9일 목동구장서 만난 넥센 염경엽 감독은 "이제 1경기에 나간 것이기에 평가를 하기엔 이르다"면서도 윤석민의 향후 활용 방안에 대해 설명했다. 염 감독은 "상대적으로 편한 상황에서 계속 실전 경험을 쌓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즉 주로 홈인 목동구장의 인조잔디에서 훈련을 했기 때문에, 올 시즌 인조잔디 구장에서의 경기에 주로 선발 출전시킬 예정이다. 또 에이스 밴헤켄처럼 땅볼형 투수가 나서는 경기보다는 플라이를 많이 허용하는 선발 투수 경기에 주로 내세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염 감독은 "일단 윤석민의 선발 라인업 기용 비율이 5대5가 될 것으로 보인다. 나머지 절반은 수비가 좋은 김하성, 김지수가 맡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염 감독은 "윤석민의 기용 여부는 수비 실력이 첫번째 조건은 아니다"라며 "가장 중요한 것은 박병호 서건창이 보여줬던 절실함과 열정이라는 심리적인 원동력"이라고 잘라 말했다.

어느새 1군 데뷔 12년차를 맡는 윤석민에게 이번은 마지막 기회라 할 수 있다. 윤석민의 절실함이 실력으로 승화된다면 강정호의 빈자리는 자연스레 지워질 것이다.
목동=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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