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히어로즈 4번타자 박병호(29)는 올 시즌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기존에 쓰던 880g짜리 배트를 내려놓고, 900g짜리 새 배트를 들었다. 배트 브랜드를 바꾸면서 무게도 20g 늘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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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박병호는 보통의 경우와 정반대 선택을 했다. 물론 이제 막 30대에 접어들어 한창이라고 볼 수도 있다. 하지만 박병호는 배트 무게를 이겨내기 위해 혹독한 자기단련을 통해 근육량을 늘렸다.
20g을 이겨낼 만큼의 힘을 얻기 위해 근육을 더 키운 것이다. 박병호는 비시즌 107㎏의 몸무게를 유지하면서도 근육량을 늘렸다. 체중 감량을 통해 체지방을 줄인 뒤, 닭가슴살을 먹으며 이를 근육으로 채운 것이다.
박병호는 900g짜리 배트를 쉽게 이겨내고 있다. 여기에 지난해 늘어난 헛스윙 비중을 줄이기 위해 상황에 따른 기술적 변화도 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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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회 세 번째 타석에서는 더 놀랄 만한 홈런이 나왔다. 3-2로 앞선 5회 무사 만루서 상대 두 번째 투수 사이드암 엄상백의 142㎞짜리 직구를 정확히 받아쳐 가운데 담장을 넘겼다. 이 타구는 전광판 바로 아래, 백스크린 최상단을 직격했다. 비거리는 130m. 박병호의 힘을 확인할 수 있었다.
경기 후 박병호는 "홈런은 다 기분이 좋지만, 첫 번째 홈런이 좀더 좋았다. 처음 상대하는 투수의 떨어지는 변화구를 쳤다. 몸이 어떻게 반응하는지 봐야 하는데 결과가 좋았던 것 같다"며 웃었다.
이어 "두 홈런 모두 풀카운트였는데 비슷한 공은 참으려 한 게 잘 된 것 같다. 일본에서 치른 연습경기에서 장타가 나오지 않았는데 오늘 느낌은 좋았다. 내 스윙으로 타구를 띄워서 멀리 보낸 부분이 괜찮았다"고 밝혔다.
900g짜리 배트에 대해선 "오늘 홈런이 나왔기 때문에 잘 맞는다기 보다는, 미국이나 일본에서 무게 늘린 것에 대해 부담감이 없었다"며 편안하게 적응하는 모습을 보였다.
박병호는 올 시즌을 마치면, 구단 동의 아래 해외 진출이 가능해진다. 배트 무게를 늘려 타구의 비거리를 늘리고, 기술적인 약점을 보완하려는 노력은 그를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시킬 것이다. 더 무서워진 박병호의 2015시즌이 기대된다.
목동=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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