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키나와 연습경기에서 장타가 없었는데, 내 스윙으로 타구를 멀리 보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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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박병호는 보통의 경우와 정반대 선택을 했다. 물론 이제 막 30대에 접어들어 한창이라고 볼 수도 있다. 하지만 박병호는 배트 무게를 이겨내기 위해 혹독한 자기단련을 통해 근육량을 늘렸다.
이미 박병호는 '완성형' 타자다. 2012년부터 3년 연속 홈런왕을 차지했다. 홈런 개수도 31개, 37개, 52개로 매년 증가했다. 매년 꾸준히 업그레이드되며 자신의 한계를 극복했다. 하지만 그에게 만족이란 없었다.
박병호는 900g짜리 배트를 쉽게 이겨내고 있다. 여기에 지난해 늘어난 헛스윙 비중을 줄이기 위해 상황에 따른 기술적 변화도 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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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범경기 두 번째 경기였던 8일 목동 kt 위즈전. 전날 희생플라이 하나로 1타수 무안타 1타점에 그쳤던 박병호는 이날 첫 타석부터 홈런을 신고했다. 0-0이던 1회말 2사 2루서 상대 선발 시스코의 바깥쪽 낮게 떨어지는 124㎞짜리 포크볼을 밀어쳐 우측 담장을 넘겼다. 선제 투런포. 바깥쪽 공을 억지로 퍼올리지 않았음에도 타구는 멀리 날아갔다. 배트 무게가 도움이 된 것일까.
5회 세 번째 타석에서는 더 놀랄 만한 홈런이 나왔다. 3-2로 앞선 5회 무사 만루서 상대 두 번째 투수 사이드암 엄상백의 142㎞짜리 직구를 정확히 받아쳐 가운데 담장을 넘겼다. 이 타구는 전광판 바로 아래, 백스크린 최상단을 직격했다. 비거리는 130m. 박병호의 힘을 확인할 수 있었다.
경기 후 박병호는 "홈런은 다 기분이 좋지만, 첫 번째 홈런이 좀더 좋았다. 처음 상대하는 투수의 떨어지는 변화구를 쳤다. 몸이 어떻게 반응하는지 봐야 하는데 결과가 좋았던 것 같다"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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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0g짜리 배트에 대해선 "오늘 홈런이 나와 잘 맞는다기 보다는, 미국이나 일본에서 무게 늘린 것에 대해 부담감이 없었다"며 편안하게 적응하는 모습을 보였다.
박병호는 올 시즌을 마치면, 구단 동의 아래 해외 진출이 가능해진다. 배트 무게를 늘려 타구의 비거리를 늘리고, 기술적인 약점을 보완하려는 노력은 그를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시킬 것이다. 더 무서워진 박병호의 2015시즌이 더욱 기대된다.
목동=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