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히어로즈가 '오키나와 리그'에 합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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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센은 1차 캠프 명단 43명에서 5명을 제외한 38명이 오키나와로 향했다. 명단을 통해 염경엽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가 원하는 바를 확인할 수 있다. 특히 신인투수 3인방의 가세는 의미가 깊다.
염경엽 감독은 자신에 대해 "올해도 투수들이 성공하지 못하면, 투수 쪽에선 실패한 감독"이란 말을 한다. 부임 후 지난 2년 동안 마운드를 확실히 다지지 못한 것에 대한 자책이다. 넥센은 KBO 최강 타선을 갖췄지만, 야구에서 가장 중요한 투수 파트에서는 치명적인 약점을 갖고 있다. 토종 선발 중 10승 투수 한 명 없이 필승조 몇 명의 힘으로 버텨왔다. 지난해 창단 첫 한국시리즈 진출이라는 성과를 냈지만, 마지막 우승 문턱은 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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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인투수 세 명의 오키나와행 이외에 주목할 부분은 바로 새로운 주전 유격수 윤석민이다. 강정호가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에 입단하면서 생긴 유격수 공백, 물론 당장 강정호처럼 40홈런을 칠 대체 선수를 찾는 건 불가능에 가깝다. 하지만 넥센은 공격력의 손실을 최소화하면서 새로운 유격수를 발굴해야만 한다.
윤석민은 염경엽 감독에게 우선권을 받은 선수다. 야구를 시작하고 단 한 번도 유격수 포지션을 본 적이 없지만, 염 감독은 기존 내야진을 흔들지 않고 조금이나마 가능성을 보인 윤석민에게 유격수 훈련을 시켰다. 1차 캠프에서 결과는 만족스러웠다. 청백전에서도 무난한 모습을 보였다.
염 감독은 스프링캠프 출발 전, 오키나와 캠프와 시범경기까지 윤석민을 지켜보겠다고 했다. 일정 기준선만 통과하면, 그대로 주전 기회를 부여받는다. 다른 보직과는 달리, 유격수 포지션에 대한 가능성을 열어둔 것이다. '유격수 윤석민' 프로젝트는 아직까지 순조롭다. 오키나와 실전을 지켜볼 때다.
한편, 넥센의 오키나와 리그 첫 경기였던 23일 SK 와이번스전은 비로 인해 취소됐다. 넥센은 24일 한국시리즈 상대였던 삼성 라이온즈와 맞대결을 펼친다.
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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