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컴백! 재기를 꿈꾸는 그들이 보고 싶다

노재형 기자

기사입력 2015-02-23 09:28


KIA 타이거즈 최희섭은 올해 재기를 꿈꾸고 있다. 김기태 부임 후 첫 시즌 최희섭은 팀타선의 키를 쥐고 있는 상황이다. 오키나와=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메이저리그 '올해의 재기상(comeback player of the year)'은 두 가지가 있다. 매년 메이저리그사무국(MLB)과 메이저리그선수노조(MLBPA)가 올해의 재기상을 각각 시상한다. MLB의 올해의 재기상은 기자단 투표로 수상자가 결정되며 지난 2005년 시작됐다. 1992년 제정된 MLBPA 올해의 재기상은 선수들이 뽑는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KBO리그에도 올해의 재기상이 있다.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가 주관하는 '플레이어스 초이스 어워드'의 8개 부문에 올해의 재기상이 포함돼 있다. MLBPA가 주관하는 'Players Choice Award'의 '올해의 재기상'과 그 성격이 같다. 선수협의 플레이어스 초이스 어워드는 지난 2013년 제정돼 초대 올해의 재기상은 삼성 라이온즈 신용운이 받았고, 지난해에는 한화 이글스 윤규진이 그 주인공이 됐다. 선수협의 플레이어스 초이스 어워드 역시 선수들의 투표를 통해 수상자가 결정된다. 올해의 재기상을 받을 수 있는 조건이 명문화된 규정으로 따로 있는 것은 아니다. 직전 시즌 심각한 부상이나 부진으로 별다른 성적을 올리지 못한 선수가 받는다고 보면 된다.

올시즌에도 올해의 재기상 후보들이 여럿 있다. KIA 타이거즈의 최희섭(36)이 대표적이다. 최희섭은 지난 2009년 타율 3할8리, 33홈런, 100타점을 올리며 팀을 한국시리즈으로 이끈 뒤 하락세가 이어졌다. 지난해에는 한 경기도 출전하지 못했다. 심신에 걸쳐 야구를 할 수 있는 준비를 하지 못했다. 하지만 지난해말 김기태 감독 부임 후 재기 의지를 한껏 드러내고 있다. 일본 오키나와 전훈캠프에서 모범적인 훈련 자세를 보여주고 있다. 지금은 연습경기에 출전하며 타격감을 끌어올리고 있다. 최희섭은 "마음 편하게 운동에 매진하고 있다. 준비는 다 한 것 같다"며 의지를 나타내고 있다. 만일 주전 자리를 확보한다면 지명타자 또는 1루수로 나설 수 있다.

SK 와이번스 윤희상도 후보다. 그는 지난해 초 두 차례 타구에 맞아 7경기 출전에 그쳤다. 5월 16일 한화전에서는 타구에 오른손 손등을 맞아 새끼손가락 중수골 접합 수술을 받으며 시즌을 접었다. 그러나 일본 오키나와에서 전지훈련을 실시하고 있는 윤희상은 올해 풀타임을 던질 수 있는 컨디션을 과시하고 있다. 벌써 연습경기에 두 번 등판해 구위를 점검했다. 부상 후유증에서 완전히 벗어났다는 점이 고무적이다. SK의 4선발로 확정된 상태다.

삼성 라이온즈 권오준(35)도 올시즌 재기를 꿈꾼다. 세 차례나 팔꿈치 수술을 받으며 재활에 매진해 온 권오준은 지난해 10월 16일 KIA전에서 2년만에 1군 마운드에 올라 1이닝 동안 3안타 2실점하며 컴백을 알렸다. 현재 오키나와 캠프에서 연습경기에 등판해 재기의 발판을 힘차게 밟고 있다. 삼성으로서도 권오준이 완벽하게 돌아온다면 셋업맨 진용에 여유가 생긴다. 권오준은 2011~2012년 합계 21홀드, 평균자책점 2.87을 올리며 삼성의 핵심 불펜 요원으로 활약했다. 2년간의 공백을 메울 감을 찾는 것이 과제다.

한때 최고의 포크볼러로 각광받았던 롯데 자이언츠 조정훈은 5년만의 1군 복귀를 노리고 있다. 조정훈은 지난 2009년 14승을 올리며 다승왕 타이틀을 차지했다. 그러나 2010년 11경기에서 5승3패를 기록한 뒤 오른쪽 팔꿈치 인대수술을 받고는 1군 문대에서 사라졌다. 이후 공익근무요원으로 군 복무를 수행하며 공백기를 가졌던 조정훈은 지난 2013년 1월 팀에 합류했지만, 전지훈련서 팔꿈치 통증을 호소하며 또다시 수술을 받고 재활에만 전념해야 했다. 지금은 일본 가고시마 캠프에서 연습경기 등판을 준비할 만큼 부상에서 완전히 벗어났다. 조정훈이 정상궤도에 오른다면 롯데 선발진은 한층 탄력을 받는다.

이밖에 kt 위즈의 장성호 김상현, NC 다이노스의 박명환 이승호 등 베테랑들도 올시즌 재기를 노리며 전지훈련 캠프에서 뜨거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프로야구는 올시즌 10개 팀으로 늘면서 양적 팽창을 이뤘지만, 경기력은 날로 떨어진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신인 선수들의 성장 속도가 갈수록 더디고 선수층이 좁아지고 있다는 점에서 재기를 꿈꾸는 스타 플레이어들의 성공이 절실한 상황이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