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른 회복을 위해서 '묵언수행'이 필요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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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문에 현재로서는 부상에 대해 "가볍다" 혹은 "심각하다"고 단언하는 건 무리다. 좀 더 알맞은 표현은 "부상 자체는 심각하지 않지만, 운동선수에게는 안좋다" 정도다. 실제로 프로구단 트레이너로 활동했던 A씨는 "와이어 고정 등의 후속조치가 없고 선수도 말을 할 수 있는 걸 보면 다행히 복합골절(골절 부위가 2~3군데 이상)은 아니고, 한 곳에만 실금이 간 미세골절 상태로 보인다"면서 "이 경우 3~4주 정도면 뼈가 붙는다. 그러나 그 기간에 음식 섭취가 자유롭지 못하고, 충격을 자제해야 한다. 운동선수에게는 큰 손실이다"고 했다.
결국 부상 자체보다 그로 인한 후유증이 운동선수의 컨디션과 기량에 안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뜻. 꽤 오랜 시간 죽 등의 턱에 무리가 가지 않는 유동식을 먹어야 한다. 음식물을 씹는 행위가 회복을 더디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러닝과 웨이트 트레이닝도 주의해서 해야 한다. 물론 수비연습이나 배팅연습은 완전히 뼈가 붙은 뒤에 시작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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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근우는 "개막전까지는 반드시 돌아오겠다. 다른 선수들이 동요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자신의 이탈로 인해 팀 분위기가 가라앉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 절절하다. 그는 예전부터 책임감이 강한 선수였다. 프로야구 정규시즌 개막(3월28일)까지는 딱 6주(42일)가 남았다. 정근우가 스스로의 말을 지키기 위해서는 빠듯한 시간이다.
하악골 미세골절 회복을 위한 최고의 방법은 가능한 한 턱을 움직이지 않는 것이다. 필연적으로 '묵언수행'이 요구된다. 정근우는 그라운드에서 늘 유쾌하고 떠들썩 한 선수였다. 그러나 이제는 '말'을 지키기 위해 오히려 '말'을 끊어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 과연 정근우는 언제쯤 다시 팔팔하게 그라운드로 뛰어들어올 수 있을까. '침묵'만이 맴돈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