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굳건한 박병호 아성, 왼손 홈런왕 탄생할까

노재형 기자

기사입력 2015-02-06 15:26


넥센 히어로즈 박병호는 올해 4년 연속 홈런왕을 목표로 하고 있다. 박병호의 아성을 무너뜨릴 수 있는 왼손 거포가 등장할 수 있을지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미국 애리조나에서 전지훈련을 소화하고 있는 박병호. 서프라이즈(미국 애리조나)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

국내 프로야구 최초의 왼손 타자 홈런왕은 지난 1994년 쌍방울 레이더스에서 25개를 때린 김기태다. 이전까지 홈런 타이틀은 모두 오른손 타자들의 차지였다. 원조 홈런왕 김봉연을 시작으로 이만수, 김성한, 김성래, 장종훈 등 오른손 거포들이 타이틀을 이어받다 프로 출범 후 처음으로 왼손 거포가 최다 홈런의 주인공이 됐다.

김기태가 연 왼손 타자 홈런왕 클럽에는 이후 이승엽, 래리 서튼, 최형우 등이 추가로 가입했으나, 여전히 홈런왕 경쟁에서는 오른손 타자들이 득세했다. 2012년부터 3년 연속 홈런 타이틀을 차지한 넥센 히어로즈 박병호도 오른손 타자다. 지난해까지 34개(1985년 이만수 김성한 공동 수상 포함)의 홈런왕 트로피 가운데 왼손 타자가 가져간 것은 8개 밖에 안된다. 5번 홈런왕을 차지한 이승엽이 이 부문 '대명사'로 불려왔을 뿐, 왼손 타자들이 홈런 레이스에서 소외돼 온 것은 사실이다.

올시즌 홈런왕 경쟁은 어떻게 진행될까. 왼손 타자들이 오른손 타자들, 특정 선수를 꼽자면 박병호에게 도전장을 던지는 형국이 될 전망이다. 지난해 홈런 순위를 보면 타이틀 홀더 박병호(52개)에 이어 강정호(40개)가 2위였다. 3위는 NC 다이노스 테임즈(37개), 4위는 삼성 라이온즈 이승엽(32개)이 올랐다. 뒤를 이어 삼성 나바로와 최형우(이상 31개), NC 나성범(30개), 삼성 박석민과 SK 와이번스 박정권(이상 27개), 롯데 자이언츠 최준석과 NC 이호준(이상 23개)이 '톱10'에 이름을 올렸다.


NC 다이노스 나성범은 지난해 30개의 홈런을 때리며 거포 이미지를 심었다. 올해 한 단계 성장한 장타력을 앞세워 홈런왕에 도전할 예정이다. 지난달 15일 미국 애리조나로 전지훈련을 떠나기 전 인천공항 출국장서 대기중인 나성범. 인천공항=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
이 가운데 올해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강정호를 빼면 오른손 타자는 박병호, 나바로, 박석민, 최준석, 이호준 등 5명이다. 나머지 5명은 모두 왼손 타자다. 올시즌에도 이들이 홈런왕 타이틀을 놓고 불꽃튀는 레이스를 펼친다고 봐야 한다. 여기에 올해 부활을 선언한 SK 최 정 정도가 추가적으로 레이스에 참가할 수 있다. 새 외국인 타자들은 현재로선 활약 정도를 가늠하기 힘들다. 지난해 트리플A에서 21홈런을 친 SK 앤드류 브라운과 kt 위즈 앤디 마르테 정도가 거포 스타일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홈런왕 후보들은 지금 미국과 일본서 진행중인 전지훈련서 타격감을 조율중이다. 나성범은 3,4일 이틀 연속 연습경기에서 홈런을 때리며 한껏 업그레이드시킨 장타감각을 뽐냈다. 새롭게 한국땅을 밟게 될 브라운은 타격훈련 때 김용희 감독으로부터 배트스피드와 파워에 관해 좋은 평가를 받았다. 이 가운데 부상 때문에 훈련에 지장을 받은 선수는 아직 없다.

그러나 전지훈련과 시범경기 컨디션이 시즌 개막까지 이어지리라는 보장은 없다. 뚜껑을 열어보고 1~2개월은 지나봐야 대강의 판도를 짐작할 수 있다. 분명한 것은 올시즌에도 박병호가 가장 강력한 홈런왕 후보라는 사실이다. 3년 연속 가파른 상승세로 홈런왕을 따냈고, 장타력이 절정에 올라 있다. 또 타자친화적인 목동구장을 홈으로 쓴다는 이점도 있다.

테임즈와 나성범을 비롯해 홈런왕 경험이 있는 최형우와 올해 FA를 앞둔 박정권, 우리 나이로 마흔이 된 이승엽 등을 왼손 타자 홈런왕 도전 그룹으로 묶을 수 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