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라이온즈 선수들은 22일 오전에 휴식을 취했다. 휴식일도 아니다. 평소라면 오전 7시 산책과 아침식사부터 얼리워크 등 훈련 일정이 오후까지 이어지지만 이날은 달랐다.
오전이 아니라 오후까지 휴식이다. 이날 삼성은 오후 5시부터 훈련을 시작했다. 다음날인 23일 훈련은 평소대로 실시한다. 삼성 류중일 감독은 "선수들의 마음을 생각한 일정"이라고 했다.
류 감독은 "사흘 훈련하고 하루 쉬는 게 익숙해져 있는 선수들이 나흘 훈련하면 몸도 지치지만 마음도 하기 싫어지는 게 있다. 나도 선수 때 그랬다"라면서 "오키나와에서는 연습경기까지 5일간 쉬지 못하는 때가 있는데 그때도 훈련일 중에 약간의 휴식을 생각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류 감독은 이어 "괌에서의 훈련은 몸을 만들고 기본적인 것들을 습득하는 시간이라 사실 선수들은 지루할 수 있다"면서 "선수들이 지루해하지 않도록 하는게 중요하다"라고 했다.
그렇다고 이날 훈련을 설렁설렁하는 건 아니다. 오후 4시에 저녁식사를 한 뒤 5시부터 9시까지 4시간 동안 풀타임 소화한다. 오전과 오후에 있던 엑스트라 훈련이 없을 뿐 합동 훈련때의 양은 평소와 거의 비슷한 편이다.
삼성은 또 선수들의 수비 훈련 때 포지션을 바꿔서 하는 것도 준비했다. 런다운 수비를 할 때 내야수가 투수역할을 하고 투수가 내야수 역할을 하는 식이다. 익숙하지 않은 포지션이라 실수가 나오는 것은 당연하고 기거서 재미를 느낄 수 있다. 여기에 다른 포지션의 힘든 점을 느끼고 앞으로 더 플레이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하는 파생효과도 기대하고 있다.
류 감독은 "결국 야구는 선수들이 하는 것이다. 선수 때 마음을 잊지 않으려고 한다. 선수들이 즐겁게 훈련하면서 실력을 키운다면 더 좋은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괌=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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